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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내 교실 석면 관리, 예산없어 학교 손에

도교육청 재정난, 학교별로 부분 보수에 급급

경기도 내 교실 석면 관리, 예산없어 학교 손에
경기도내 각급학교에 시공된 석면 마감재의 안전관리가 재정난 탓에 학교에만 맡겨져 학생 건강이 위협받고 있다.

경기도교육청은 발암물질인 석면 피해를 예방하고자 지난해 6월 '학교 석면 안전관리·지원 조례'를 공포한 데 이어 학교별로 건축물에 대한 석면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7일 밝혔다.

조례에 따라 학교장은 학교 건축물에 대한 석면조사를 실시하고, 교육감은 안전관리시책을 수립해 시행하는 한편 필요한 예산을 편성하는 데 노력해야 한다.

그러나 도교육청이 학교 석면 안전관리를 위해 별도로 편성한 예산은 한 푼도 없다.

애초 도교육청은 정부 등록 전문기관에 정밀조사를 맡겨 모든 건축자재와 시설물의 석면 함유량을 측정하고 실내 공기 중 석면 농도와 잔류 가능성을 분석해 학교별 석면지도를 작성할 계획이었다.

이를 위해 올해 예산에 21억원을 배정하려다가 재정난을 이유로 뒷전으로 밀려났다.

석면안전관리법에 따라 2015년 4월까지 끝내야 하는 석면조사에 들어가는 비용은 학교별로 환경개선사업 범위에서 자체 예산으로 충당하고 있다.

이 때문에 전면 철거나 교체는 고사하고 마감재 일부분이 파손돼 석면 가루가 공기 중에 날리는 부분만 보수하는 '비산 유지관리' 수준에 머물러 있다.

석면은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가 1급 발암물질로 지정한 유해성분으로 폐에 흡입되면 10∼40년 잠복기를 거쳐 흉막질환, 석면폐, 폐암, 악성중피종 등을 유발한다 도내 유치원·초중고·특수학교 4천4천12곳 가운데 석면을 건축 마감재로 사용한 조사 대상 학교는 70.6% 3천118곳에 이른다.

지난 6월 현재 조사대상 학교의 61.4% 1천915곳은 아직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다.

지난해 9월 기준으로 교실 수로 전체의 75.5% 14만2천918개 교실의 천장이 석면 마감재로 시공돼 있다.

이를 전면 교체하려면 1조5천억원이 들 것으로 추산되나 도교육청은 중장기 연차별 투자계획도 수립하지 못하고 있다.

내년에만 1조2천억원을 부담해야 하는 누리과정 등 매년 복지사업비가 급증하면서 재정 여력이 없기 때문이다.

학교 석면 안전관리 조례 제정안을 대표 발의한 이재삼 전 도의회 교육위원장은 "세월호 참사 이후 학생안전 정책을 주창하면서 정작 학생들이 대부분 시간을 보내는 교실 내 석면의 잠재적 위협을 간과하고 있다"며 "시군별 표본 정밀조사라도 실시해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수원=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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