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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토크] 뭉크, 인간을 그리다

"내가 그리는 것은 숨을 쉬고, 느끼고, 괴로워하고, 사랑하며, 살아있는 인간이어야 한다."
– 뭉크의 일기 중에서

병실을 감도는 것은 암울함이다. 가족의 죽음을 기다리는 것만큼 괴로운 일은 없다. 그것도 한창 꽃을 피워야 할 젊은 사람이라면. 병실에 모여 있는 사람들은 죽어가는 가족 앞에서 침통해 한다.

실현될 수 없는 미래를 기억하는 것만큼 괴로운 일은 없다고 한 철학자가 말했다. 이제 미래의 가족모임에는 여기 죽음을 앞둔 이의 자리가 없을 것이다.

병든 아이의 얼굴은 창백하다. 식은 땀에 젖은 머리카락, 멍하게 어딘가를 응시하는 눈, 창백한 피부와 어울리지 않는 짙은 색의 옷. 이 아이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토할 듯 일렁이는 배경 속에 양손을 머리에 올린 인물이 입을 크게 벌린 채 소리 지른다. 가면을 쓴 것 같은 얼굴은 불안함을 더한다. 뭉크는 ‘절규’에 이렇게 쓴다. “나는 거대하고 끊임없는 절규가 자연을 관통하는 것을 느꼈다.”

급격한 변화는 사람들을 불안하게 한다. 그래서 이 그림들은 뭉크의 개인적인 경험을 넘어서는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뭉크는 아픈 이와 그 아픔을 지켜보는 이의 아픔을 표현했다. 감정, 심리 같은 추상적인 주제가 그림에 녹아 있다. 신화와 교훈을 그리던 옛 시대를 뒤로하고 인간의 격렬하면서도 순수한 에너지에 숭고함을 느꼈다. 신 중심에서 인간 중심의 사고로 바뀌는 시대의 상징과도 같은 그림이다.

취재도움 – SBS문화사업팀, 예술의전당, 컬쳐앤아이리더스
전시 – 영혼의 시 뭉크,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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