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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토크] 공감? 아이 키우는 마음

그림 속에서 우리집 풍경을 발견했다. 이건 아이 키우는 집 아니면 공감할 수 없다. 아무렇게나 놓여 있는 약병 들. 이건 정말 우리집 풍경이다.

한번 어린이집에 다니기 시작하면 감기를 달고 사는 아이. 그만 보내고 싶어도 맞벌이의 숙명이라 어쩔 수 없다. 아마 전에 감기 걸렸을때 지은 약을 또 먹일 수 없어서 새로 지은 것 같다. 그러다 보면 집에 쌓이는 약병. 병원에 데려가는 것도 엄마 몫이니 ‘약병이 왜이리 많아’ 라고 물으면 되돌아 오는 말이 곱지 않다. 약이 잘 안들으면 병원을 바꿔가며 노심초사하는 게 엄마의 마음이다. '항생제나 다른 약을 남용하는게 안좋지 않나'라고 해봤자 잔소리일 뿐.

분유통과 기저귀가 여기저기 방안 가득하다. 왜 정리가 안되냐고 물으면 아이를 키워보지 않은 사람일 게다. 초보 엄마 아빠는 뭐든지 서툴고, 다니는 회사는 정리할 여유를 허락하지 않는다. 한국은 아기가 있다고 회식에 열외시키는 법이 없다. 자기들도 애키우면서 다했다고 윽박지를 뿐.

궁금해요.
작가는 누구인가요?
곤도 유카코. 일본 출신 여성 작가.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공부하고 그냥 눌러 앉았다. 왜냐고? 새댁이 되었기 때문. 한국에서 일본인 새댁으로 살면서 마주했던 현실들을 그림으로 많이 표현한다. 우리가 당연하게 생각했던 전통문화나 아이키우는 어려움을 무심코 지나치지 않아 더 공감을 느끼게 한다.

약병 옆의 썩은 사과는 뭔가요?
썩은 사과는 게으름을 표현했다기 보다는 정물화를 그리는 서양화 전통 중 하나이다. 옛날에는 의미 없는(!) 그림을 용납할 수 없었다. 지금과 달리 물감이 아주 비쌌기 때문이다. 그래서 정물을 그리더라도 썩은 과일, 시든 꽃, 벌레 먹은 채소를 함께 그렸다. 지금은 아름다울지라도 언젠가는 썩어질 삶에 대한 교훈이다. 허무를 뜻하는 바니타스(Vanitas)라는 단어는 정물화의 이런 전통을 가리키는 말이다.
어디가서 ‘썩어져 갈 육신에 대한 비유’가 있는 그림을 보고 바니타스가 떠오른다고 해보자. 아름다운 소녀와 해골이 함께 그려져 있는 그림도 일종의 바니타스 그림이다. 현대 미술에도 심심치 않게 쓰이는 것이 바니타스다. 부와 권력, 반짝거리는 젊음이 짧음을 풍자한다.

취재협조
서울시립미술관 전시 ‘유니버설 스튜디오’
작품 – 곤도 유카코(Kondo Yukako), ‘약과 사과Medicine and Apple’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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