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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치된 민둥산, 산사태 반복될라…주민 불안

<앵커>

지난해 여름에 산사태가 발생한 강원도 홍천의 한 야산입니다. 나무를 베어내서 맨땅이 드러난 쪽이 피해가 컸습니다. 반면에 나무가 많은 쪽은 멀쩡했습니다. 보통 40년 쯤 된 나무는 뿌리가 3미터 정도 자라납니다. 이 뿌리가 땅을 단단하게 잡아 줘서 토사가 흘러내려가는 것을 막아줍니다. 요즘 장마가 다가왔는데, 이런 나무가 많지 않은 민둥산이 적지 않아서 걱정입니다.

안전이 미래다, 박현석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해 산사태가 일어났던 현장을 다시 찾아봤습니다.

피해 지역에는 작은 사방 시설이 설치됐지만, 벌채로 민둥산이 된 다른 구역은 그대로 방치돼 있습니다.

산 아래 주민들은 불안하다고 말합니다.

[신해진/마을 주민 : 위험하죠. 그전에 여기서 사람도 죽고요. 작년에 여기가 피해를 많이 봤잖아요. 폭우 피해.]

수종변경이나 개발을 전제로 허가를 받아 벌채한 뒤 아무것도 하지 않고 수년째 방치되는 곳도 부지기숩니다.

관상수를 심는다며 기존 나무를 베어내 민둥산으로 변한 이곳은 자진복구 명령까지 내려졌지만 6년째 그대로 방치되고 있습니다.

관할 지자체마저 손을 놓고 있었습니다.

[남양주시청 관계자 : (산지 관련) 허가 건이 2천여 건 돼요. 담당자가 팀장까지 4명인데, 손에 미치지 못하는 부분이 있거든요.]

[정규석/녹색연합 자연생태국장 : 사업 모니터링이 굉장히 중요한 겁니다. 그렇지 않으면 계속 헐벗은 산은 늘어날 것이고 재해 위험도 그만큼 높아지고 이런 악순환들이 계속 반복될 수 밖에 없는…]

산에 나무가 없으면 그만큼 산사태 위험이 커집니다.

잘 자란 나무뿌리는 마치 땅에 촘촘한 그물을 쳐 놓은 것처럼 표층을 붙잡아줍니다.

실제로 지난 2006년 산사태가 발생했던 강원도 평창에서는 벌채 지역의 피해 면적이 나무가 있던 곳의 6배나 됐습니다.

[전근우/강원대 산림자원학과 교수 : 나무가 없게 되면 빗방울이 바로 지면에 도달하게 되니까, 차단 효과가 없어지는 거죠. 그래서 바로 침식도 일어나고.]

곳곳에 방치된 민둥산이 산사태에 따른 대형 인명피해 가능성을 높이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강동철·김태훈, 영상편집 : 박정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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