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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순정품'만 찾으시나요? 이젠 알고 쓰세요

<앵커>

자동차 수리 맡길 때 흔히 순정부품 쓰는 걸 당연하게 생각합니다. 순정 그러니까 왠지 품질이 좋을 것 같지요. 비순정품 그러면 이건 아니다 싶고요. 그렇지가 않습니다. 당국과 업체들이 조금만 신경을 쓰면 소비자 오해도 풀고 수리 낭비도 줄일 수 있는데 그게 안되고 있습니다.

이호건 기자가 설명해 드립니다.

<기자>

자동차에 들어가는 제동 부품 브레이크 패드입니다.

현대모비스 홀로그램이 붙은 순정품과 중소기업 자체 브랜드인 규격품, 고장난 순정품을 수리한 재생품, 그리고 중국산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이른바 '짝퉁'까지 모두 4가지가 있는데요.

짝퉁은 일단 논외로 하고, 앞에 3가지만 보면, 겉보기엔 큰 차이가 없어 보이지만, 가격 차이는 꽤 납니다.

순정품 가격이 6만 8천 원, 규격품은 6만 1천 600원입니다.

그런데 사실 이 두 제품은 모두 같은 회사가 만들었습니다.

재생품은 더 차이가 납니다.

3만 5천 200원에 불과합니다.

드라이브샤프트 같은 경우엔 순정품이 14만 8천 500원, 재생품이 2만 5천 원으로 가격이 6배 가까이 차이가 나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가격만큼 성능도 차이 날까.

지금까지 나온 관련 기관들의 시험결과를 보면 실제론 순정품과 규격품 사이에 성능은 거의 차이가 없습니다.

재생품도 수명이 조금 짧을 가능성이 있을 뿐 마찬가지입니다.

[유병근/자동차 공업사 대표 : 규격품과 재생품과 정품의 차이는 큰 차이는 없다고 봅니다. 그냥 홀로그램만 붙었다뿐이지 거의 똑같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소비자들이 비싼 순정품을 선호하는 데에는 자동차 부품업체들이 한몫하고 있습니다.

규격품이나 재생품도 인정해주는 해외와는 달리, 국내 업체들은 순정품이 아니면 애프터서비스조차 해주지 않기 때문입니다.

[김필수/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 : 외국에서도 자동차 메이커에 납품하는 부품을 OEM 부품, 이런 좋은 명칭들이 많이 있거든요. 순정품 비순정품 OX라는 이분법으로 나누는 것은 시장 활성화에 도움이 절대 되지 않습니다.]

실제로 공정거래위원회는 순정품이란 용어 자체가 편견을 심는다며, 두 차례에 걸쳐 순정품이라는 말 대신 'OEM 부품'이라는 용어를 쓰도록 권고했습니다.

하지만, 자동차 업체들에겐 소귀에 경읽깁니다.

국내 대표적인 부품업체인 현대모비스의 경우, 최근에 안전 운전을 위해선 꼭 순정품을 써야 한다며 대국민 캠페인까지 벌이기도 했습니다.

[현대모비스 관계자 : 순정품이란 말을 다른 말로 바꾸거나 빼거나 할 경우 소비자들에게 지금까지 박혀있는 인식이 있잖아요. 이게 혼돈을 초래할 수도 있는 상황이고.]

업체들의 얄팍한 장삿속과 당국의 미온적인 태도가 바뀌지 않는 한, 소비자들의 순정품에 대한 오해는 계속될 수밖에 없습니다.

(영상취재 : 양두원·공진구, 영상편집 : 김경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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