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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마보다 무서운 질식…창문부터 찾아라

<앵커>

불이 난 건물 안에서 질식사를 유발하는 건 주로 연기 속에 있는 일산화탄소입니다. 연기가 시야를 가리기 전에 야외나 옥상, 안되면 창문 쪽에라도 빨리 가는 것 말고는 사실 방법이 없습니다. 마스크를 사용하는 것도 골든 타임을 늘리는 방법 중에 하나입니다.

뉴스인 뉴스, 최우철 기자입니다.

<기자>

좁은 방안에서 누전 화재를 실험해봤습니다.

스티로폼 단열재가 활활 타오르다가 시커먼 연기를 내뿜습니다.

화염의 크기에 비해 산소가 모자라다 보니 불완전 연소가 일어나고, 이때부터 호흡에 치명적인 일산화탄소가 실내에 퍼지기 시작합니다.   

노래방처럼 소파와 테이블 같은 가연성 소재로 꽉 찬 공간에선 일산화탄소와 다른 유독 가스도 함께 퍼집니다.

[유용호/건설기술연구원 수석연구원 : (일산화탄소가) 8,000ppm 이상 나오고 있기 때문에, 이건 5분 이내입니다. 5분 이상 견디기 힘듭니다.]

불이 나면 대기 중의 산소 농도가 크게 떨어져 호흡이 가빠지는데 이때 퍼진 일산화탄소는 산소를 나르는 혈액 속 헤모글로빈에 산소보다 200배 이상 잘 달라붙습니다.

[유용호/건설기술연구원 수석연구원 : (공기 중) 일산화탄소 농도가 1%를 넘어가게 되면 몇 번의 호흡만으로도 바로 숨질 수 있을 정도로 상당히 큰 위험성이 있습니다.]  

화재 경보를 듣는 즉시 산소가 풍부한 건물 밖이나 옥상으로 나가는 게 최상책입니다.

열을 품은 연기는 1초에 3~5미터씩 수직상승 하기 때문에, 에스컬레이터나 계단에서 연기가 올라온다면, 위로 올라가는 걸 포기하고 창문을 찾아야 합니다.

화재 대피용 마스크는 골든 타임을 연장할 수 있습니다.

정화통에 숯가루가 든 이런 마스크를 쓰는 것만으로도 화재 초기 유독가스를 1~2분 정도 완전히 차단할 수 있습니다.

숯을 가공한 활성탄으로 가스를 일시 차단하는 마스크는 2~3만 원, 산소 발생 마스크는 10만 원 안팎에 시중에서 살 수 있습니다.

[임남길/서울 강동소방서 홍보교육팀장 : 연기를 흡입하면, 보통 세 모금만 마시면 유독 가스에 의해서 쓰러진다고 봐야 합니다. 한 발짝도 뗄 수 없는 거거든요. 활성탄이 든 마스크라든가 (화재 대피용) 산소마스크를 착용하게 되면 1~2분이라도 시간을 더 벌 수가 있습니다.]

대피할 땐 젖은 수건이나 옷으로 입과 코를 막고 낮은 자세로 움직이는 게 좋지만, 이미 연기가 자욱한 경우엔 이런 요령만으론 생존율을 높일 수 없다고 전문가는 조언합니다.

(영상취재 : 김찬모·김현상, 영상편집 : 박춘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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