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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 간판 '전문과목 표시제', 왜 안되나 했더니…

<앵커>

올해부터 치과 전문의는 병원 간판을 내걸 때 전문과목을 표시할 수 있습니다. 교정과나 보철과, 소아 치과같이 자기 전공과목을 환자에게 알리자는 겁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이러는 치과 찾아보기가 쉽지 않습니다. 더구나 전문과목 표시제에 대해서 의사나 환자 모두 불만입니다. 문제가 뭔지 알아봤습니다.

뉴스인 뉴스 박상진 기자입니다.

<기자>

올해 초부터 간판에 전문과목을 표시한 서울의 한 치과 의원입니다.

간판에 전문과목을 표시한 뒤부터 이 치과는 전문과목 이외에 다른 일반 진료는 못 하고 있습니다.

[지영민/구강외과 치과 전문의 : 치통을 호소하시거나 또는 잇몸이 안 좋다고 찾아서 내원하시는 경우에는 실제 진료는 못해 드리고 주변 병원으로 의뢰를 해드리고 있습니다. 기분 좋아하시지는 않습니다.]

그동안 동네 어느 치과에서든 원하는 치료를 받을 수 있었던 환자들은 오히려 더 불편해졌다고 말합니다.

[김필선/경기도 안산시 : 치과가 2개밖에 없다, 나머지 전문 다른 치과에서 하면 멀리 가서 치료를 받아야 되는.]

치과 전문과목 표시제 시행 이후에도 전문과목을 간판에 내건 전문의는 극소수에 불과합니다.

다른 진료를 못 해 환자가 줄어드는 걸 우려했기 때문입니다.

[김운성/신경치료 치과 전문의 : 전문의 치과가 없기 때문에 별로 메리트도 없을 뿐더러 타 진료도 대한 제한사항 법제적으로 있기 때문에.]

전문의들은 전문과목만 진료할 수 있게 제한하는 건 위헌이라며 헌법소원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전체 치과 의사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일반 치과의사들은 반대하고 있습니다.

전문의들이 일반 치과의사들의 이권을 헤치고 있다고 여기기 때문입니다.

[대한치과의사협회 관계자 : 전문의 자격도 있는데다 모든 치료를 다 할 수 있으면 비수련의들은 어떻게 살 수 있는 방법이 없기 때문에… ]

이 제도를 추진한 정부는 문제점을 인식하면서도 제도 개선에는 사실상 손을 놓고 있습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 : (치과협회에서) 충분히 논의하고 건의해서 고치는 것이 보기에도 좋다, 1년만 기다려달라고 해서 기다리고 있는 겁니다.]

치과 전문과목 표시제가 시행 석 달째를 맞았지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 환자 편의를 증진 시킨다는 취지는 무색해지고 의사끼리의 갈등과 환자 불편만 더 키운 꼴이 됐습니다.

(영상취재 : 강동철, 영상편집 : 우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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