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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올 가을 '강지광'을 기억하세요!

팀 성적에 대한 부담이 적은 프로야구 시범경기에서는 감독들이 많은 2진급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고 ‘흙 속의 진주’를 찾아 나섭니다. 그래서 무명의 설움을 겪은 선수들이나 신인급 선수들에겐 시범경기가 자신을 어필할 수 있는 마지막 시험대인 셈입니다. 새얼굴들의 깜짝 활약은 파란만장했던 과거사까지 더해지며 화제를 모으곤 합니다. 이번 시범경기에서도 많은 샛별들이 반짝반짝 빛났습니다. 그 가운데 이름부터 빛(光)을 품고 있는 '강지광' 선수는 시범경기 내내 화제였습니다.

시범경기 시작 전부터 가장 관심을 끌었던 신인은 넥센의 강지광이었습니다. 일본 오키나와에서 열렸던 연습경기에서 연일 괴력을 뽐내며 홈런포를 양산해 차세대 거포로 주목받았습니다. 염경엽감독은 “강지광을 시범경기에 빼놓지 않고 출전시켜 실전 경험을 쌓게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시범경기 개막과 함께 강지광은 자신의 이름처럼 강한 빛(光)을 뿜어냈습니다.

투수에서 타자로…‘5년차 중고 신인’ 강지광

강지광은 2009년 투수로 LG의 지명을 받았습니다. 인천고 시절 시속 150km의 강속구 투수로 기대를 모으며 유광점퍼를 입었습니다. 당시 강지광을 뽑은 LG 스카우터가 바로 염경엽 넥센 감독이었습니다. 강지광은 이후 팔꿈치 수술을 받고 시련과 싸우다 공익근무요원으로 병역의무를 마쳤습니다. 그런 뒤 지난해 타자로 전향을 결심했습니다. 예전의 불같은 강속구를 기억하는 몇몇 코치들은 타자 전향을 말렸지만, 강지광은 “더 아프고 싶지 않다”며 방망이를 들었습니다. 지난해 2군 퓨처스리그 21경기에 출전해 타율 2할3푼1리에 홈런은 단 한 개에 그쳤습니다. 지난해 11월 2차 드래프트에서 강지광은 LG의 보호를 받지 못했고, 넥센의 부름을 받았습니다. 5년 전 스카우트로 인연을 맺었던 염경엽 넥센 감독이 이번에는 타자로 다시 한 번 강지광을 선택한 겁니다.

박병호를 능가했던 시범경기
지난 3월 8일 넥센과 두산이 맞붙은 목동 시범경기 개막전에는 사상 처음으로 만원관중이 들어찼습니다. 지난해 준플레이오프에서 맞붙었던 두 팀의 대결답게 분위기는 시범경기를 넘어섰습니다. 새내기 강지광으로서는 모든 게 신기할 수밖에 없는 뜨거운 실전 무대였습니다. 강지광은 첫 타석에서 두산의 왼손 에이스 유희관을 상대로 풀카운트 접전 끝에 홈런을 뽑아냈습니다. 지난해 10월 14일 준플레이오프 5차전 9회말 기적 같은 박병호의 동점 3점 홈런 이후 처음으로 담장을 넘어간 넥센의 홈런이었습니다.

3월 14일 SK전에서는 용병 에이스 레이예스를 상대로 두 개의 홈런을 터뜨렸습니다. 이번 시범경기 평균자책점 1.20을 기록한 레이예스가 맞은 유이한 홈런이 강지광의 방망이에서 나왔습니다.

스프링캠프에서 ‘제 2의 박병호’로 불렸던 강지광은 시범경기에서만큼은 박병호를 능가했습니다. 타율 0.294에 홈런 3개로 박병호(타율 0.176 홈런 0개)보다 앞섰습니다. 물론 박병호는 컨디션 관리 차원에서 23타석 밖에 나서지 않아 비교 자체가 무리인 건 사실이지만, 강지광은 분명 무한한 가능성을 보였고, 기대감을 높였습니다.

선구안과 수비가 관건…2군에서 시작
강지광은 시범경기에서 가능성과 함께 한계도 드러냈습니다. 42번의 타석에서 안타 10개와 볼넷 5개로 출루율 0.405를 기록했지만, 삼진을 13개나 당했습니다. 실전 경험이 적어 아직은 수읽기에 약하다는 뜻입니다. 좀 더 경험을 쌓아 선구안을 높여야 합니다.
투수에서 우익수로 전환한지 얼마 되지 않아 아직 수비에서도 불안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공식적인 실책은 1개였지만, 여러 차례 불안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더 많은 경험을 쌓으면 투수출신의 강한 어깨와 함께 빛을 발할 수 있습니다.

강지광은 정규시즌을 2군에서 시작할 예정입니다. 실전 경험을 쌓게 하기 위해섭니다. 염경엽 감독은 “강지광이 1군에서 통한다는 것을 입증한 만큼 서두르지 않겠다.”고 말합니다. 시즌 중반 이후 강지광 카드를 꺼내들겠다는 뜻입니다. 가을야구가 다가 올수록 강지광 카드는 분명 더 강하게 빛(光)을 낼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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