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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파벌 올림픽?! 4년 뒤 평창도 기약하나요?

[취재파일] 파벌 올림픽?! 4년 뒤 평창도 기약하나요?
2006년 4월
토리노 올림픽 3관왕 안현수는 이어진 세계선수권에서도 종합 우승을 차지합니다. 하지만 잔치가 되어야할 귀국 환영 행사는 격투기 장을 방불케 했습니다. 안현수의 아버지 안기원씨가 동료 선수들이 안현수의 우승을 막기 위해 레이스를 방해했다며 빙상연맹 김형범 부회장과 격렬한 몸싸움을 벌인겁니다. 막장 파벌 싸움의 진수를 보여준 이 일로 인해 빙상 연맹 박성인 회장은 대국민 사과까지 합니다.

2010년 3월
밴쿠버 올림픽 2관왕 이정수가 세계선수권이 열리는 불가리아에서 훈련 도중 발목을 다쳤다는 이유로 출전을 포기합니다. 하지만 이정수의 출전 포기는 코치의 강요 때문이었다는 것이 알려졌고 진상 조사 위원회가 꾸려져 조사한 결과 이는 같은 파벌 선수들의 담합과 승부 조작이 원인으로 드러났습니다. 이 때문에 빙상 연맹 집행부는 총사퇴를 합니다.(한 명만 빼고..)

2014년 3월
이번에는 소치 올림픽에서부터 파벌 문제가 불거졌습니다. 안현수 선수의 귀화가 빙상 연맹의 해묵은 파벌에서 기인한 것이라고 알려지면서 대통령까지 나서 이 문제에 대한 해결을 지시했고, 쇼트트랙 세계선수권이 끝난 어제 파벌 다툼의 중심에 있는 것으로 지목된 전명규 부회장이 자진 사퇴를 했습니다.

평창동계올림픽 공식


이렇게 한국 빙상의 파벌 문제는 동계 올림픽이 열리는 4년을 주기로 올림픽 만큼이나 큰 관심(?)을 받아 오고 있습니다. 파벌 문제가 발생하면 빙상 연맹 임원들이 재발 방지와 개혁을 다짐하며 사과하거나 사퇴하는 큰 틀도 변하지 않습니다.

빙상연맹은 이번에는 '빙상 발전 위원회'를 구성해 확실한 개혁을 다짐했지만 '위원회'의 명단을 보면 '글쎄?'라는 생각이 먼저 듭니다. 11명의 위원회 위원 가운데 절반이 넘는 6명이 빙상 연맹 임원으로(법조인과 학계 전문가, 언론인, 타 연맹 직원을 제외하면 거의 전원입니다.) 구성된 까닭입니다. ('연맹 임원'이 주축인 발전 위원회는 '연맹 임원'의 거취도 결정합니다. 간단하게 내 잘못과 책임은 내가 묻겠다는 겁니다.) 특히 '위원회'의 수장격인 채환국 부회장은 4년 전 빙상 연맹 집행부 총사퇴 때에도 부회장직을 맡고 있었습니다. 당시 채 부회장은 새로운 집행부에게 업무를 인수 인계한 뒤 사퇴하겠다고 했지만 어찌된 이유인지 지금까지 계속 부회장을 맡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개혁의 선봉에 까지 섰습니다.

물론 무조건 벌하고 사퇴하는게 능사는 아닙니다. 하지만 책임 소재와  잘잘못은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합니다. 전명규 부회장은 단순히 성적 부진을 이유로 물러났고, 빙상 연맹은 파벌 문제에 대해서는 아직 어떤 언급도 없습니다. 또, 올림픽 이전에 불거졌던 성추행 의혹 코치의 대표팀 선발에 대한 문제는 어느새 수면 아래로 가라 앉았습니다. 누군가에게는 시간이 분명히 약이 되는 것 같습니다.

4년 후 평창 올림픽에서 또 한 번 파벌 문제가 주인공(?)이 되지 않도록 이번만큼은 빙상 연맹의 개혁 의지가 결실을 맺었으면 좋겠습니다. 이를 위해 이번만큼은 우리 모두가 끝까지 지켜봐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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