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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새누리당 '경선 룰' 제 2라운드…관전 포인트는?

서울지역 순회경선을 둘러싼 논란

[취재파일] 새누리당 '경선 룰' 제 2라운드…관전 포인트는?
논란 끝에 경선 룰을 확정지은 새누리당이 '권역별 순회경선' 실시를 놓고 뜨거운 2라운드를 벌이고 있습니다.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회는 지난 12일 밤 경선 룰(제주 100% 여론조사 경선, 나머지 지역은 국민참여선거인단 경선)을 확정하면서 서울, 경기는 4개, 부산은 3개 권역으로 나눠 순회경선을 실시하도록 권고하기로 방침을 정했습니다. 다음날(13일) 최고위원회의에서 홍문종 사무총장(중앙당 공천관리위원장)이 순회경선 실시 방침을 보고했고, 최고위원들 사이에서는 별다른 반대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순회경선 실시 움직임이 알려지자 서울시장 유력 후보인 정몽준 의원은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조직 동원으로 과열 우려가 있으며, 경선 과정에서 후보 간 네거티브 공세로 본선에 득이 될 게 없다는 이유를 들었습니다. 경선 라이벌인 김황식 전 총리가 친박 세력을 등에 없고 조직을 동원할 것을 우려하는 속내도 엿보였습니다.

그러자 김재원 공천관리위원회 부위원장은 순회경선 방침에 대한 논의가 있었을 뿐,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라며 시도당 공천관리위원회와 각 후보들의 의견을 수렴해 최종적으로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순회경선 실시 여부는 중앙당 공천관리위원회에서 확정해 최고위원회에 보고하면 됩니다. 다만, 구체적인 경선일자와 경선방법(여론조사 시기, 횟수, 순회경선 횟수 등)은 직접 경선을 관리하는 시도당 공천관리위원회에서 정하게 됩니다. 
새누리당서울시장후보
서울시장 후보 경선에서 '순회경선 실시' 여부는 새로운 뇌관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지지율에서 월등이 앞서는 정몽준 의원 측은 지도부의 순회경선 주장이 친박 조직을 동원하기 위한 수순이라고 의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선두주자로서 이변이 발생할 가능성을 조기에 차단하려는 의도도 있습니다. 때문에 권역별 순회 토론회 실시나 TV 토론회 횟수를 늘리는 방안을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반면, 김황식 전 총리 측은 당의 룰의 따르겠다면서도 많은 국민들이 투표에 참여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며 사실상 순회경선을 지도부에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혜훈 최고위원 측 역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방편으로 순회경선에 적극 찬성하고 있습니다.

순회경선을 한다고 하더라도 쟁점이 한, 두가지가 아닙니다. 언제, 어떻게 실시할지가 핵심입니다. 악마는 디테일이 숨어 있다는 말이 여기에도 들어 맞습니다. 구체적으로 경선을 몇 번 할지, 또, 경선 간격은 얼마를 둘지, 권역을 어떻게 나눌 건지, 또, 어느 권역부터 경선에 들어갈지, 여론조사는 언제 할지, 또, 몇 번 할지, 이 모든 걸 어떻게 정하느냐에 따라 후보간 유, 불리가 달라집니다. 디테일에 따른 관전 포인트를 정리했습니다.

- 경선횟수 (당 공천위는 서울을 4개 권역으로 나눠 경선하는 방안을 갖고 있습니다.)
: 경선 횟수가 많아 질 경우, 1차 경선 결과가 나머지 경선 결과에 영향을 미칠 여지가 커 집니다. 지지율이 높은 후보가 1차 경선에서 이길 경우에는 대세론을 펼 수 있지만, 반면, 1차 경선에서 역전을 허용할 경우 열세 후보의 이른바 '바람 몰이'가 가능해 집니다. 16대 대선 당시 야당 경선에서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이인제 대세론을 뚫고 광주에서 바람을 일으킨 예가 대표적입니다.

- 경선일자 (당 공천위는 서울의 경우 열흘의 경선 기간을 염두에 두고 있습니다.)
: 경선 일자가 길수록 이변이 발생할 가능성은 커 집니다. 바람이 작동할 시간을 충분히 벌어주기 때문입니다. 당 공천관리위원회는 순회경선을 실시할 경우, 흥행을 위해 지역별 경선 일자가 가능한 겹치지 않게 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수도권 최종 경선 일자는 인천이 23일, 경기가 24일, 서울이 25일입니다. 지역별로 경선일이 겹치지 않으려면 서울은 최소 사흘간의 간격이 필요하게 됩니다.   

- 권역 지정 / 순서 (당 공천위는 노원-종로-영등포-송파 순으로 방침을 정했습니다.)
: 권역을 어떻게 나눌지, 또 어느 권역부터 먼저 경선을 실시할지 여부도 판세에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현재, 당 공천위에서는 노원-종로-영등포-송파로 이어지는 이른바 'C자'형 순회경선을 고려하고 있습니다. 지리적으로 보면, 새누리당의 약세 지역인 한강 이북에서 시작해 강세 지역인 강남에서 끝나는 순서입니다.   

- 여론조사 시기 / 횟수 (당 공천위는 상위20위 여론조사기관 가운데 2곳을 선정해 조사하도록 했습니다.)
: 여론조사를 언제, 몇 번 할지 역시 중요한 변수입니다. 1차 경선 전에 여론조사를 실시할 경우, 현재 지지율에서 앞서고 있는 후보가 유리합니다. 앞선 지지율을 그대로 가져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경선 중간에 여론조사를 실시하게 되면, 경선 결과가 여론조사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당 공천관리위원회에서 순회경선이라는 방향은 정해졌지만, 구체적인 방식은 시도당 공천관리위원회에서 후보들의 의견을 수렴해 결정하게 됩니다. 현재, 서울시 당협위원장은 비주류인 김성태 의원으로 조직위원장 인선과 시당 공천위 구성을 놓고 친박 지도부와 여러 차례 갈등을 겪어왔습니다. 반면, 서울시당 공천관리위원장은 친박으로 분류되는 서울 강남의 김종훈 의원입니다. 만만치 않은 룰 싸움이 예견되고 있습니다.

야당 후보(박원순 서울시장)에게 뒤지는 상황에서 흥행을 위한 순회경선은 불가피하다는 당 지도부의 방침이 사실상 정해진 만큼, 이 자체가 뒤집어지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다만, 유력 후보의 반발이 거센 점을 고려해 순회경선 횟수를 줄이거나 여론조사 시기를 앞당기는 등 이변이 발생할 가능성을 줄일 수 있는 조정이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이 조정 과정이 험난할 것은 명약관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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