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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 종량제도 안 지키면서 무슨 '환경 기관'?

<앵커>

내가 버리는 만큼 돈을 내는 방식이 쓰레기 종량제입니다. 주부들은 이 종량제 봉투 값 아끼려고 덜 버리거나 또는 모았다가 한꺼번에 버리는 수고를 감수합니다. 다 환경 지키자고 하는 일입니다. 그런데 인천에 있는 환경공단이 쓰레기를 버릴 때 정작 종량제 봉투를 쓰지 않고 있었습니다.

기동취재 박현석 기자입니다.

<기자>

이른 아침 한국환경공단에 쓰레기 수거차량이 작업 중입니다.

그런데 어찌 된 일인지 종량제 봉투를 그대로 버리지 않고 내용물을 빼내고 있습니다.

가까이 가보니 일반 비닐에 담긴 쓰레기만 차에 싣고 종량제 봉투는 바닥에 남겨놓았습니다.

종량제 봉투를 회수하고 있는 겁니다.

취재진이 입수한 화면에선 한 달 전에도, 지난해 여름에도, 환경공단 쓰레기는 이런 방식으로 수거됐습니다.

불법적으로 재사용하기 위해 모아 놓은 쓰레기 종량제 봉투에는 이렇게 환경공단 각 건물의 이름 앞글자가 쓰여 있었습니다.

종량제 봉투를 다시 쓰기 위해 표시까지 해놓은 겁니다.

한 개에 3천 원가량인 100리터짜리 종량제 봉투는 하루에 스무 장만 아껴도 6만 원, 한 달이면 120만 원이 넘습니다.

환경공단 청소 용역업체는 봉투 비용을 줄여 수익으로 삼기 위해 종량제 봉투를 재사용했다고 실토했습니다.

[청소 용역업체 관계자 : 총액 입찰 범위 내에서 용역을 수행하다 보면 (지출이) 넘어가는 부분들이 생겨도, 총액 입찰제 의 한계가 그것(계약) 이외에는 청구를 할 수 없다 보니까.]

환경공단 측은 용역업체에 맡긴 일이라며 잘 몰랐다고 해명합니다.

[환경공단 관계자 : 그 부분은 저희가 관리·감독을 잘 못한 부분이 있는데, 솔직히 말해서 저희가 확인을 못했습니다.]

또, 해당 수거 대행업체는 다른 지역에서도 불법 투기 쓰레기를 수거하는 것으로 확인됐는데, 이 과정에서 뒷돈이 오갔다는 주장도 제기됐습니다.

[수거 대행업체 직원 : 반장이라는 사람이 어느 구역으로 가면 얼마가 나온다는 걸 지목해 주고, 적은 데는 40~50만 원. 많게는 1인당 100만 원씩.]

쓰레기 관련 공공기관은 정작 내부에선 종량제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고, 일부 청소업체와 수거업체는 석연찮은 거래를 하면서 종량제 부담은 서민들의 몫으로만 남았습니다.

(영상편집 : 박정삼, VJ : 김형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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