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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통합신당 지지율 급등…피할 수 없는 '중진차출' 카드

[취재파일] 통합신당 지지율 급등…피할 수 없는 '중진차출' 카드
# 새누리당, 민주당-안철수 '맹공격'

새누리당은 민주당과 안철수 의원에 통합신당에 대해 연일 원색적인 비난을 퍼붓고 있습니다. 최경환 원내대표는 "안철수 신당의 민낯이 드러났다"며 "신기루 같았던 안 의원의 정치실험은 이제 종말을 고했다"고 비판했습니다.

윤상현 원내수석 부대표는 "겉은 안철수로 포장하고 내용물은 민주당으로 채워 유권자를 속여 보려는 심산"이라며 "민주당과 안 의원의 연대는 서울시장 보궐선거와 지난 대선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재탕도 모자라 삼탕이라니 정치가 사골곰탕이냐"며 맹공을 퍼부었습니다.

# 통합신당, 지지율 급등…다급해진 새누리당

새누리당도 바빠졌습니다. '어차피 선거 앞두고 합치며 정치쇼를 할 바에야 이렇게 미리 합친 게 다행이다'라고 겉으로는 이야기를 하면서도 머릿속은  복잡할 겁니다.

여론조사 결과가 말해줍니다. 중앙일보 자체 여론조사에 따르면 2월 21일~22일 새누리당이 43.0% 민주당이 11.1%, 안철수 의원의 새정치연합이 13.9%였습니다. 3월 3일에는 새누리당은 40.3%로 다소 떨어졌고, 민주당과 새정치연합을 합친 통합신당은 35.9%. 통합신당이 새누리당을 바짝 추격하고 있습니다. (전국 성인남녀 964명 대상. 최대허용 오차범위는 95%신뢰수준에서 ±3.2%포인트, 응답률은 23.5%)
역시 4일 미디어리서치 여론조사에서도 새누리당이 42.9%, 통합신당이 39.7%로 근소한 차이를 보였습니다. (전국 성인 남녀 1,000명 대상. 95% 신뢰 수준 ±3.1% 포인트, 응답률은 17.5%)

# 피할 수 없는 카드 '중진차출'

선택할 수밖에 없는 카드가 '중진차출' 카듭니다. 야권 통합에 따른 반사이익이 사라진 거죠. 지금 같은 1:1 구도라면 인물론으로 대응하는 수밖에 없다는 판단 때문입니다.
새누리당은 6·4 지방선거 수도권 광역단체장 선거에 출마할 후보군의 진용을 조기에 구축하고 나섰습니다. 후보군을 조기에 확정해 순회경선 등을 통해 흥행몰이를 한다는 구상입니다.

핵심장관이나 중진의원 가리지 않고 경쟁력있는 후보들 차출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의원직 줄 사퇴에 따른 일시적 과반의석 붕괴도 감수하겠다는 겁니다. 새누리당의 현재 의석수는 156석. 이 가운데 광역단체장 출마를 선언했거나 준비 중인 현역의원만 10명 이상이니, 지방선거를 앞두고 일시적 과반 붕괴가 일어날 수 도 있는 상황이 될 수도 있는 거죠. 이런 와중에도 당 지도부가 중진의원들의 출마를 '종용'하는 건 그만큼 지방선거에 대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는 걸 의미합니다.
정몽준 이혜훈 김황

# 새누리, 수도권 후보군 윤곽 드러내

정몽준 의원이 2일 출마선언을 하면서 이미 출마선언을 한 이혜훈 최고위원과 출마를 사실상 선언한 김황식 전 총리 3파전 양상입니다.

경기지사 후보는 5선의 남경필 의원이 당 지도부의 끈질긴 압박과 설득에 결국 경기지사 출마를 선언했습니다. 이미 4선의 원유철, 정병국 의원이 출사표를 던졌고, 4선 의원을 지낸 김영선 전 의원도 예비후보 등록을 마쳤습니다.

유정복 안전행정부 장관 역시 장고 끝에 인천시장 출마를 선언하면서 인천은 안상수 전 인천시장, 이학재 의원 3명이 경쟁하게 됐습니다.

차출된 중진들이 끝까지 나서기를 거부하다가 결국 나선 것을 두고 '어차피 나설 것을 왜 뜸을 들이느냐'라고 할 수도 있지만, 쉽지 않은 선택임은 분명해보입니다. 광역단체장 선거에 나서려면 공직선거법에 따라 갖고 있던 '배지'를 던져야 한다는 위험 부담이 존재합니다.  게다가 통합신당이라는 최대변수까지 나오면서 말 그대로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이 됐습니다. 자칫 빈손으로 돌아올 수 있는 도박인 셈 인거죠. 비록 지방선거 직후 재보궐 선거가 있다고는 하지만, 이 역시 장담할 수 없는 거니까요.

유정복 장관도 장고 끝에 결심을 한 것 같습니다. 페이스북에 "거듭되는 출마 요청과 현재의 정치상황을 보면서 마음을 정리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글을 남기고 이틀간 돌연 휴가를 냈습니다. 그리고 어제 자신의 지역구인 김포에서 당직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인천시장 출마를 선언했습니다. 유 장관은 이 자리에서 참을 수 없는 듯 눈물을 흘렸습니다. 어떤 마음이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짐작해 보건데 3선까지 한 지역구를 두고 인천시장으로 나서기는 쉽지만은 않은 결정이었을 겁니다.

원내대표를 노리던 남경필 의원 역시 당 지도부의 끈질긴 설득 끝에 경기지사 출마를 결심했습니다. 스스로 "내 선택은 지금 원내대표"라고 입장을 밝혔을 정도로 원내대표 출마에 강한 의지를 보였지만, 당내 압박이 만만치 않았습니다. 소위 '비주류 소장파'의 이미지가 강한 남경필 의원이 원내대표 선거에 당선될 가능성이 높지 않은데다, 만약 새누리당이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패했을 경우 개인의 영달을 위해 당의 위기를 외면했다는 질타를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죠. 수원 병에서 5선을 한 남 의원은 여론조사에서도 야당 후보를 상대로 승리할 수 있는 유일한 새누리당 후보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며칠 전 김문수 현 도지사와 만난데 이어 황우여 대표와 최경환 원내대표를 잇따라 면담을 한 남 의원은 결국 출마로 가닥을 잡았습니다.

# 일찍 출사표 낸 후보는 낙동강 오리알?

하지만, ‘중진차출론’이나 ‘전략공천론’ 이야기가 나오면서 역풍의 우려도 없지 않습니다.  일찌감치 출사표를 던진 의원들의 심기는 편치 않아 보입니다. 두 달 전 출마를 공식 선언한 정병국 의원이 경기도지사에 출마한데는 평소 가깝게 지내던 남경필 의원의 제안이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남 의원이 "나는 원내대표에 뜻이 있으니, 경기도지사에 나가보는 게 어떻냐"고 제안을 했고, 정 의원이 이를 받아들였다는 겁니다. 그런데 이제 와서 남 의원이 출마를 한다고 하니 당황스럽겠죠. 앞서 경기도지사에 출마를 선언한 원유철 의원은 '중진차출론'에 대해 당 지도부에 서운함을 토로하기도 했습니다. 

이학재 의원 역시 유정복 장관과 각별한 인연이 있습니다. 둘 다 박근혜 대통령의 의원시절 비서실장을 했던 친박 핵심이죠. 유 장관은 2006년부터, 이 의원은 유장관이 2010년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으로 입각하자 비서실장직을 이어받아 박 대통령을 보좌했습니다, 하지만 경선을 두고서는 한 치의 양보도 없을 것 같네요. 이 의원은 안 장관이 인천시장 출마를 공식화한 뒤 곧바로 기자회견을 열고 "정치인으로서의 모든 활동과 경력을 경기도에서 쌓은 유 장관이 갑자기 인천시장 후보에 출마한다는 것에 대해 인천 시민과 당원들은 유 장관이 우리 인천을 철저히 무시하고 있는 게 아닌가 우려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또 전략공천은 야당에 정치적 공세의 빌미만 줄 뿐이라며 당 지도부를 겨냥한 발언도 쏟아냈습니다.

서울도 사정이 다르지 않습니다. 공천신청 접수 일을 연장한다는 이야기가 나오자, 이혜훈 최고위원은 김세연 제1사무부총장에게 "원래대로 10일까지 등록하게 하라. 누가 안 해서 연장을 하지 말라"고 말했습니다. 미국에 체류 중인 김황식 전 총리를 겨냥한 거죠. 

원희룡 전 의원이 당의 거듭된 요청으로 제주지사 출마 쪽으로 방향을 바꾸면서 우근민 제주지사도 심기가 편치 않아 보입니다. 우 지사는 넉 달 전 새누리당에 입당하면서 지지자를 대거 입장시켰죠. 이걸 의식해 원 전 의원이 경선 룰 조정을 당에 요구하면서 우 지사의 고민도 커지는 양상입니다. 원 전 의원이 출마를 선언하면 상대적으로 우 지사의 당내 입지는 그만큼 줄어들기 때문입니다.

일단 '선당후사'라는 대의도 중요하지만, 경선 과정에서 생긴 내홍을 어떻게 치유할 것인지의 문제도 큰 과제로 남아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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