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취재파일] 도요타 글로벌 리콜 결함, 한국 정부가 또 적발

[취재파일] 도요타 글로벌 리콜 결함, 한국 정부가 또 적발
일본차의 대표 브랜드 도요타의 수난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 12일 도요타는 하이브리드 승용차인 프리우스의 결함 때문에 전세계에서 190만대를 리콜한다고 발표했다.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소프트웨어 결함으로 동력이 떨어져 차량이 멈출 가능성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대상은 2009년 3월부터 최근까지 생산된 3세대 프리우스로 당연히 우리나라에서 판매된 7천300대도 리콜 대상에 포함됐다. 국토부는 리콜 시기가 3월 초 쯤 될 것으로 내다봤다. 프리우스의 문제점이 드러난 지 며칠이 지나지 않아 도요타는 또 대규모 리콜을 발표한다. 도요타는 미국 고속도로교통안전국(NHTSA)에 보낸 보고서에서 자신들이 생산한 차량의 결함을 인정했다. 브레이크 작동장치(액츄에이터) 내 전자부품 불량으로 각종 안전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는 문제를 발견했다는 것이다. 리콜 대상은 2012∼2013년에 생산된 렉서스 프리미엄 스포츠 유틸리티차량(SUV) RX350과 픽업트럭 타코마, 크로스오버 SUV 라브(RAV)4 2012년 모델 등이다. 일주일 사이 두 차례의 리콜 발표는 엔저 바람을 타고 서서히 과거의 명성을 회복해 가던 도요타에 아픈 상처를 남겼다.
도요타
도요타
 이런 가운데 어제 우리 정부가 도요타 차량에 또다른 결함이 발견돼 리콜과 함께 과징금까지 매기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안전기준 위반으로 다음 달 베스트셀링카 캠리를 비롯한 6개 차량을 리콜하고 과징금 1억5천만원을 내게 한다는 것이다. 윤진환 국토교통부 자동차운영과장은 "도요타가 캠리 등 6개 차종 5천232대를 다음 달 27일 리콜하겠다고 보고했다"면서 "리콜 시행에 맞춰 도요타에 과징금 1억5천만원을 부과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국내시장에서 판매를 점점 늘려가던 도요타로서는 당황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더구나 정부가 정한 안전기준을 위반해 리콜하고 과징금까지 내는 일은 매우 드물다. 리콜은 제작사가 안전기준을 위반했거나 안전운행에 지장을 줄 만한 결함이 차량에 있을 때 실시하는데 2012년 리콜 차량 187종 가운데 안전기준을 어겨 리콜한 것은 2종에 불과했다. 리콜 대상은 캠리 3천260대, 캠리하이브리드 920대, 캠리 V6 182대, 아발론 150대, 시에나 2WD 599대, 시에나 4WD 121대 등으로 2012년 11월부터 지난달까지 생산된 차량이라고 도요타 측은 밝혔다.
도요타
 
 그런데 리콜의 늪에서 허우적거리고 있는 도요타에게 결정적인 한방을 먹인 건 다름아닌 우리 정부였다. 국토부는 지난해 말 캠리를 대상으로 한 자기인증적합조사를 하다가 내장재 연소성 시험에서 기준 부적합 사항을 발견했다. 좌석의 열선을 감싼 소재가 불이 붙기 쉽다는 것이다. 다른 차량을 조사했더니 똑같은 결함이 드러났다. 이들 소재는 한국과 동일한 미국 기준에 따라서 미국에서 생산된 것이었다. 도요타는 난감함을 감추지 못했다. 국토부로부터 안전기준 부적합 통보를 받은 도요타는 지난달 말 이런 사실을 미국 정부에 보고하지 않을 수 없었다. 똑같은 차량이 미국에서 생산돼 현지에서 팔리고 있으니 자백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도요타는 즉각 한국과 미국, 캐나다 등지에서 이들 차량의 판매를 당분간 중단하고 새 소재를 장착해 생산을 재개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아직까지 자동차 시장의 중심 북미에서 팔리고 있는 도요타 차량 가운데 몇 대가 동일한 결함을 안고 있는 지는 알 수 없다. 조사 결과에 따라 수 십만 대, 아니 수 백만 대 차량을 무상 수리해줘야 할 지도 모른다. 국산 제품이든 외국산 제품이든 공정한 규칙에 따라 자국 또는 해외 시장에서 경쟁할 권리가 있다. 그러나 우리의 주력산업 가운데 하나인 자동차 산업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도요타가 우리 정부의 꼼꼼한 품질 검사에 걸려 글로벌 리콜을 결정했다는 사실은 눈여겨 볼 만 하다. 의도가 있었든 없었든 정부가 갈 길 바쁜 우리 자동차 업체들을 간접 지원한 셈이 됐으니까.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