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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치 취재파일] 쇼트트랙 선수가 스피드 우승…네덜란드 돌풍

소치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에서 네덜란드의 돌풍이 거셉니다. 16일 현재까지 스피드스케이팅 8개 종목에서 전종목 시상대에 오르며 금메달 5개 은메달 5개 동메달 6개로 전체 메달의 67%인 16개의 메달을 휩쓸었습니다. 네덜란드 이외에 금메달을 따낸 선수는 여자 500m를 석권한 한국의 이상화 선수와 중국의 장홍(여자 1,000m), 폴란드의 즈비뉘 브루트카(남자 1,500m)뿐입니다.

네덜란드의 쾌속 질주는 많은 다양한 스토리와 함께 더욱 화제가 됐습니다. 한 종목에서 쌍둥이 형제가 메달을 따내고, 쇼트트랙 선수가 스피드스케이팅을 석권하기도 했습니다.
특히 쇼트트랙 선수까지 스피드스케이팅 금메달을 거머쥔 사건(?)은 이번 대회 최대 이변으로 꼽힙니다.

24살 쇼트트랙 선수, 네덜란드의 스타를 잠재우다.
16일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1,500m에서는 요리엔 테르모르스가 이변의 금메달을 목에 걸었습니다. 밴쿠버 올림픽에 이어 2회 연속 우승을 노리던 네덜란드의 중장거리 스타 이리엔 뷔스트를 꺾고 1분 53초 51로 올림픽 신기록까지 세웠습니다.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 3000m 금메달과 이번 대회 3,000m 금메달을 차지한 세계 최강 뷔스트는 지난 15일 1,000m에서 신예 중국의 장홍에 이어 은메달, 1,500m에서는 무명의 후배 테르모르스에 이어 2위를 기록하며 충격을 받아야 했습니다.

훈련 삼아 스피드스케이팅…겸업의 시작
24살인 테르모르스는 원래 쇼트트랙 선수입니다. 16살 때부터 쇼트트랙을 시작해 네덜란드의 촉망받는 기대주로 성장해왔습니다. 개인종목에서는 한국과 중국에 밀려 별다른 성적을 내지 못했지만, 밴쿠버 올림픽 쇼트트랙 3천미터 릴레이에서 네덜란드의 결승 진출을 이끌기도 했습니다.

테르모르스는 2년 전 스피드스케이팅 선수들과 함께 훈련을 하다가 숨은 빙속 재능을 드러냈습니다. 181cm의 큰 키에 쇼트트랙으로 다져진 빠른 코너링을 스피드스케이팅 중거리 선수로 제격이었습니다. 지난해부터 테르모르스는 쇼트트랙과 스피드스케이팅을 병행했습니다. 스피드스케이팅 월드컵에서는 별다른 성적을 거두지 못했지만, 국내 대표선발전에서  두 종목 출전권을 모두 획득했습니다.

운명의 13일…결국 스피드 포기
당초 테르모르스는 쇼트트랙은 전종목 출전, 스피드스케이팅은 1,000m와 1,500m 출전을 목표로 했습니다. 그런데 최종 경기 일정을 보고 갈등을 해야 했습니다. 2월 13일 쇼트트랙 여자 500m와 스피드스케이팅 1,000m경기가 한 시간 간격으로 열리게 된 겁니다. 두 종목 모두 출전 신청을 했던 테르모르스는 결국 부업인 스피드스케이팅을 포기하고 주업인 쇼트트랙을 선택해야 했습니다. 하지만 쇼트트랙 500m에서 결승진출에 실패했고, 최종 순위는 6위였습니다.

사흘 만에 대반전 금메달
테르모르스는 올 시즌 스피드스케이팅 월드컵에서 단 한 번 금메달을 따낸 적이 있습니다. 개인종목이 아니고 팀추월에서 동료들과 힘을 합쳐 얻은 금메달이었습니다. 개인 종목 1,500m에서는 세계랭킹이 29위에 불과합니다. 그야말로 본인도 "메달을 기대할 수 없었다"고 할 정도였습니다.
그래서 테르모르스는 이번 대회 18개조 가운데 9조에 편성돼 일찌감치 경기를 치렀습니다.
그런데 올림픽 신기록을 작성한 겁니다. 18조가 끝날 때까지 테르모르스의 기록은 넘을 수 없는 벽이었습니다.

테르모르스는 오는 18일 쇼트트랙 여자 1,000m 경기와 22일 스피드스케이팅 팀추월 경기를 남겨 놓고 있습니다. 쇼트트랙에서 메달은 힘들어 보이고,  팀 추월의 금메달은 확실시 되고 있어, 쇼트트랙 선수가 스피드스케이팅 2관왕을 차지하는 이변의 역사가 탄생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반전 스토리가 또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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