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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치 취재파일] '비운의 스키여제' 린지 본, "평창에서 봅시다."

[소치 취재파일] '비운의 스키여제' 린지 본, "평창에서 봅시다."
얼마 전 무릎부상으로 소치 동계올림픽 출전을 포기해야 했던 '스키 여제' 린지 본(29, 미국)이 미국 언론과 인터뷰에서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다시 한 번 도전하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올림픽 때만 되면 부상과 싸워야 했던 린지 본은 '비운의 스타'로 불립니다. 

'운도 실력'이라는 말을 들이대기에는 너무 운이 따르지 않았지만, 린지 본은 4년 뒤 다시 한 번 자신의 운을 시험해 보기로 한겁니다. 4년 뒤면 린지 본의 나이 33살입니다. 20대 중반이 전성기인 여자 알파인 스키에서 사실상 황혼기라 할 만한 시기입니다. 만일 2018년 평창 동계 올림픽에서 메달을 딴다면 그녀는 여자 알파인스키 역사상 최고령 메달리스트가 됩니다. 

린지 본이 포기할 수 없는 이유는?

린지 본은 월드컵에서 59승을 거두고도 올림픽 때만 되면 부상과 싸워야 했습니다. 특히 알파인스키의 최고스피드를 자랑하는 '활강'종목에서는 2008년부터 지난 시즌까지 6년 연속 세계랭킹 1위를 지켰습니다. 전성기가 시작되던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 개막을 며칠 앞두고 연습 레이스에서 미끄러져 무릎을 다쳐 출전을 포기해야 했고, 그리고 2010년 밴쿠버 올림픽을 앞두고도 정강이 통증으로 고생했습니다. 린지 본은 아픔을 참으며 출전을 강행했고, 마침내 활강에서 꿈에 그리던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슈퍼 대회전 동메달을 차지하며 비운을 씻어내는 듯 했습니다.

밴쿠버 올림픽 이후 최고의 스타로 떠오른 린지 본은 행복한 하루하루를 보냈습니다. 출중한 미모를 앞세워 각종 광고와 화보에 등장해 인기를 누렸고,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의 여인으로 화제를 뿌렸습니다. 그러면서도 설원 위에서는 녹슬지 않은 기량을 과시했습니다. 소치 올림픽에서도 여전히 가장 강력한 금메달 후보였습니다. 그렇게 잊혀지는 듯 했던 비운의 그림자가 다시 한 번 그녀를 시험에 들게 했습니다. 지난해 2월 경기 도중 미그러져 무릎이 골절되는 큰 부상을 당했고, 피나는 재활 끝에 일어 섰지만, 지난달 또 다시 무릎을 다쳐 결국 출전을 포기해야 했습니다.

부상과 싸우는 사이 어느덧 전성기는 지나가고 있지만, 린지 본은 4년 뒤 평창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그녀는 왜 힘든 도전을 다시 시작하려 하느냐는 질문에 이렇게 말합니다. "선수는 기록으로 말합니다. 아직 넘어서야할 기록이 남아 있습니다."

린지 본의 최종 목표는 월드컵 최다우승 신기록 달성입니다. 현재 59승으로 앞으로 4승만 보태면 월드컵 여자선수 최다승 신기록을 달성하게 됩니다. 또 남자 선수 최다 기록인 86승까지 내다보고 있습니다. 부상만 없었다면 이미 달성했을지도 모를 기록들입니다. 린지본은 2009년부터 매시즌 10승 이상씩을 거두고 있습니다. 지금의 기량을 유지한다면 2016~2017시즌이면 대기록을 작성하게 됩니다. 그리고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출전으로 선수생활을 마무리하겠다는 계획입니다. 그녀의 시나리오 대로 모든 게 진행된다면 그녀는 '비운의 스키여제'가 아니라 '영원한 스키여제'로 기억에 남을 겁니다.

두 번째 무릎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친 린지 본은 재활에 전념하고 있습니다. 현재 아픈 곳은 전혀 없고, 다음시즌 출전에는 문제가 없다며 자신감까지 보이고 있습니다. 린지 본은 소치 올림픽 기간 동안 뉴욕에 머물면서 NBC방송의 스포츠뉴스와 모닝쇼 '투데이'에 출연해 올림픽 소식을 전하는 스포츠기자로 새로운 도전을 합니다.

"2006년 토리노 올림픽을 TV로 보면서 많이 아팠습니다. 하지만 이번 소치 올림픽에는 당당히 TV에 직접 출연해 올림픽을 느껴보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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