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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당협위원장 자리가 뭐길래…

[취재파일] 당협위원장 자리가 뭐길래…
KTX 수서발 자회사 설립에 반대한 노조의 파업을 불법으로 규정하고 7천8백여 명을 직위해제한 최연혜 코레일 사장. 당시, 야권과 노동계에서는 중재 노력없는 최 사장의 고집과 불통을 꼬집었지만, 정부 여당과 보수 쪽에서는 법과 원칙을 중시하는 용기있는 CEO라는 칭송을 쏟아냈습니다.

보수 언론들로부터 공기업 개혁의 전도사로 불리며 노조로부터 백기투항을 받아낸 최 사장이 다시 세간의 주목을 받은 건 새누리당 최고위원회의가 열였던 지난 16일입니다. 장기간의 파업 이후 조직 정상화에 매진해야 할 코레일 사장이 철도 현장이 아닌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실을 찾았다는 사실은 여론의 주목을 끌기에 충분했습니다. 더구나 방문 목적이 현재 공석인 대전 서구을 당협위원장 자리에 자신의 측근을 앉히기 위한 인사청탁이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논란이 더욱 증폭됐습니다. 대전 서구을은 최 사장이 당협위원장을 맡았던 곳으로 지난해 10월 코레일 사장으로 취임하면서 공석이 됐던 곳입니다.

최연혜 사장은 새해 인사를 위한 자리였고, 그 과정에서 자연스레 당협위원장과 관련된 일부 얘기가 오간 건 사실이지만, 인사청탁은 아니었다고 해명했습니다. 하지만, 의혹의 불씨는 수그러들지 않았습니다. 결국, 최 사장이 3년의 코레일 사장 임기를 충실히 마치겠다며, 사실상 오는 2016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고, 어제(20일) 있었던 새누리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재선 전 자유선진당 의원이 새 대전 서구을 당협위원장으로 임명되고 나서야 논란은 잦아들었습니다. 새누리당 고위 관계자는 '최 사장의 처신이 적절하지는 않지만, 과도한 비판을 받고 있다'고 감쌌습니다. 자신이 관리해 온 지역에 대해 기득권을 주장하는 것은 정치권의 오랜 관례였다는 겁니다

도대체 당협위원장 자리가 뭐길래 세습을 인정하는 듯한 발언까지 나올까요? 

홍문종_500
당협위원장 자리를 둘러싼 잡음은 끊이질 않고 있습니다. 지난해 말 공석인 새누리당 강동을 당협위원장 자리를 놓고 친박계인 홍문종 사무총장과 친이계인 김성태 서울시당위원장이 충돌한 사실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당시 김 위원장은 홍 사무총장이 강동을 당협위원장 자리에 국민적 지탄을 받고 있는 한보건설 회장 측근을 일방적으로 임명하려 한다며 공개적으로 반발했고, 결국, 양측 간의 물리적 충돌이 빚어지기도 했습니다. 

또, 다른 공석인 서울 중구 당협위원장 자리를 놓고는 당 대변인과 최고위원 출신인 나경원 전 의원, 지상욱 전 자유선진당 대변인이 경합하고 있습니다. 양측을 지지하는 세력 간의 보이지 않는 신경전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습니다.

당협위원장은 사실상 선거구 조직을 관리하는 역할을 합니다. 그러다 보니, 현직 국회의원이나 다음 선거 때 당선이 유리한 인사가 맡게 됩니다. 자연히 당협위원장이 선거 때 당의 공천을 받을 확률이 높습니다. 그러니 선거에 나가려는 사람은 유력 정당 당협위원장 자리에 목을 맬 수 밖에 없습니다. 반대로 당은 현역 의원이거나 의원이 될 가능성이 높은 인물인 만큼 그 자리에 입맛에 맞는 사람을 앉히고 싶은 겁니다. 지역구민을 위해, 더 나아가 국민을 위해 일하는 자리가 국민의 지지나 동의 없이 자신의 욕심과 당리당략에 의해 결정되고 있습니다.

당협위원장은 최일선에서 국민과의 소통을 통해 민의를 당에 전달하는 역할을 합니다. 욕심에 가득차 자기말만 하는 사람보다는 주민들의 어려운 처지에 귀기울이는 사람이 그 자리에 어울리지 않을까요? 그런 사람이 선거에서도 당선될 가능성이 더 높지 않을까요? 서울시내 공석인 새누리당 당협위원장 자리는 중구와 광진갑, 강북을, 노원을, 구로갑, 동작갑, 강동을 등 모두 7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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