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솜방망이 처벌 '대물 뺑소니' 年 40만 건…해법은?

<앵커>

주차된 차량을 들이받고 달아나는 걸 대물 뺑소니라고 합니다. 한해 평균 40만 건이 발생합니다. 사람을 다치게 하고 달아났다가 잡히면은 형사처벌을 받지만 이런 경우에는 보험 처리만 해주면 그만입니다.

한세현 기자가 문제점을 찾아 봤습니다.



<기자>

승용차 한 대가 후진하다가 주차된 차와 부딪힙니다. 차에서 내린 운전자는 자기 차만 살펴보고는 그대로 가버립니다. 접촉사고를 내고 달아나는 이른바 '대물 뺑소니'입니다.

우회전하다가  주차된 남의 차 앞범퍼를 들이받고, 차량 옆면을 긁고 달아나는가 하면 주차된 다른 차량을 자기 차로 밀어내기도 합니다.

뒤늦게 차가 파손된 것을 알게 된 피해 차량 주인은 분통을 터트립니다.

[대물 뺑소니 피해자 : 유리가 다 깨져 있었어요. 처음엔 너무 황당해서 이게 내 차일까, 이게 뭐지 싶었어요. 수습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어요.]

이렇게 남의 차를 파손하고 달아나는 대물 뺑소니는 한 해 평균 40만 건이나 됩니다. 교통안전문화연구소 조사 결과, 운전자 10명 가운데 4명이 이런 대물 뺑소니 피해를 겪은 적이 있다고 응답했습니다.

이처럼 주변에 CCTV가 없는 곳에서는 사고를 낸 가해차량 대다수가 사고 후 특별한 조치를 취하지 받고 현장을 떠나고 있습니다. 

가해자를 찾아 배상받는 경우는 20%에 불과합니다. 대부분은 피해자가 직접 차량 수리비 등을 부담하는데, 피해 보험금만 한 해 평균 2천400억 원에 이릅니다.

[대물 뺑소니 가해자 : 너무 어둡고 (주변에) CCTV도 없어서, 나중에 걸리면 보험 처리하면 되겠지 그런 마음에 그냥 가게 되더라고요.]

현행 도로교통법엔 사람을 다치게 하고 달아나면, 가중 처벌하게 돼 있지만, 대물 뺑소니는 나중에 붙잡히더라도 배상만 해주면 될 뿐 처벌 대상은 아닙니다.

경찰수사가 소극적일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지난해 인명피해를 낸 뺑소니 검거율이 96%에 달했지만 대물 뺑소니는 56%에 불과했습니다.

[교통사고 조사 담당 경찰 : (가해자를) 찾기는 찾아요. 일주일 걸릴 때도 있고, 한 달 넘게 걸릴 때도 있어요. 그렇게 힘들게 찾아도 실익이 없어요. 처벌하지를 못하니까요.]

이런 피해를 막기 위해 차를 파손하고 도주하는 사고도 가중 처벌하게 하는 법안이 지난해 국회에 제출됐지만, 1년 가까이 상임위에 계류돼 있습니다.

[한문철/교통사고 전문 변호사 : 사람 다치지 않았으면 별거 아니다. 그런 생각들이 많은데요. 남의 차를 망가뜨리고 그냥 갔을 때, 그럴 때는 사고 미조치로 폭 넓게 처벌할 수 있도록 그런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고요….]

적발되면 손해 배상해주는 것과 별도로, 벌금과 벌점을 부과하는 방안이 대책이 될 수 있다고 전문가는 말합니다.

(영상취재 : 공진구·김승태, 영상편집 : 김경연, VJ : 강원석, 화면제공 : 네이버 블랙박스동호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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