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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리포트] 아베의 눈물…부전(不戰)의 맹세는 없다

[월드리포트] 아베의 눈물…부전(不戰)의 맹세는 없다
지난해 12월 30일,  도쿄 주식시장 종무식에 아베 총리가 현직 총리로는 처음으로 참석했습니다.

그의 모습을 VCR을 천천히 돌려가며 살펴보다가 눈가에 맺힌 눈물이 한줄기 옆으로 흘러내리는 것이 포착됐습니다.

아베의 눈물을 주변의 아무도 눈치채지 못한 듯 보였고 아베 총리는 조금 뒤 이를 손으로 슬쩍 닦아내더군요.

1년 만에 57%나 폭등한 일본 증시의 모습은 '아베노믹스'를 외치며 일본 경제의 부흥을 외쳐왔던 아베 총리에겐 그만큼 감격스러웠을 것으로 짐작됩니다.

물론 아직 성패를 논하기는 이르지만 아베노믹스에 대해 일본 언론은 대체적으로 긍정적인 반응입니다.

정책 초기 양적완화의 부작용을 우려하는 지적이 이어지긴 했지만 일단 엔저를 무기로 수출기업들의 성과가 가시화되고 있다는 점이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자신의 정책이 주식시장 호황과 수출 증가라는 효과를 발휘하고 있는데 대해 아베 총리는 전세계를 향해 올해도 아베노믹스를 사라며 한껏 들뜬 모습으로 자신감을 내보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자신감이 뭉쳐 엉뚱한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아베 총리는 지난 12월 26일 야스쿠니 참배를 강행한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두 번 다시 전쟁의 참화로 사람을 괴롭히는 일이 없는 시대를 만들어야겠다는 결의를 담아 부전의 맹세를 했다'고 강조했습니다.

주변국의 강한 반발 속에서 아베 총리는 한국과 중국 정상을 만나 자신의 진의를 성실하게 직접 설명하면 이해해 줄 것으로 생각한다는 발언을 거침없이 했습니다.

또 일본 정부는 아베 총리의 담화를  세계 각국 언어로 번역해 배포할 것을 현지 일본 대사관에 지시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일본 자민당이 올해 주요 활동 목표를 정하면서 전쟁을 하지 않겠다는 맹세를 삭제하기로 했다는 소식은 충격적입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자민당은 야스쿠니 참배에 관한 항목에서 "부전(不戰)의 맹세와 평화 국가의 이념으로 일관할 것을 결의하고"라는 대목을 빼고 대신 "(전몰자에 대한) 존숭의 뜻을 높인다"는 문구를 추가하기로 정했다는 것입니다.

최종안은 오는 19일 당대회에서 정식 결정될 예정인데 총리의 야스쿠니 참배로 국제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는 상황에서 다시 도발에 나선 자민당의 오만이 다시 한번 확인된 셈입니다.

자신의 단기적 성과에 취해 눈물을 흘리고만 아베 총리 야스쿠니 참배 강행과 삭제가 결정된 '부전의 맹세' 대신 전쟁범죄 국가로 저지른 잘못을 진심으로 사죄하며 눈물을 흘린다면 현재 일본을 바라보는 주변국들의 시선은 많이 달라질 것이 분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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