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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 살린다더니…96억 들인 버스 터미널도 '썰렁'

<앵커>

사람들이 찾지 않는 KTX 광명역을 살리기 위해 96억 원을 들여 바로 옆에 시외버스 터미널이 지어졌습니다. 그런데 이 터미널마저 이용객이 거의 없어 광명역과 함께 애물단지가 될 처지입니다.

최우철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달 KTX 광명역 바로 옆에 새로 들어선 광명 종합 버스터미널입니다.

평일 퇴근 시간, 터미널을 찾았습니다.

북적대야 할 대기실이 텅 비어 있습니다.

승객들이 바쁘게 오가야 할 승강장 역시 썰렁하기만 합니다.

터미널이 유치한 노선은 속초와 전주, 청주, 당진 등 단 4개뿐입니다.

[시외버스 기사 : (운수업체들이) 차들을 보류시켜 버린 거죠. 손님이 없으니까 안 들어가는 거죠.]

노선 부족뿐 아니라 위치도 문제입니다.

인구가 많은 광명시 북쪽에서 이 터미널까지는 전철이 없고 버스로 20분가량 걸립니다.

7호선 철산역에서 서울 강남 고속버스 터미널까지는 전철로 30분이면 갈 수 있으니 굳이 이곳에 올 이유가 없는 겁니다.

게다가 터미널을 드나드는 모든 버스가 철산역 옆 정류장을 지나기 때문에 굳이 터미널까지 올 필요가 없습니다.

[박형순/경기도 광명시 : 그쪽으로 가기보다는 이쪽이 가깝잖아요. 그리고 일단은 전철이 있으니까.]

그런데도 이곳에 터미널을 지은 목적은 바로 옆 KTX 광명역과 버스 노선을 연계해 시너지 효과를 내겠다는 거였습니다.

그렇다면 KTX 광명역과 연계는 잘 돼 있을까?

광명역 내부를 살펴봤더니, 터미널을 가리키는 표지판은 거의 없습니다.

터미널이 어느 쪽인지는 물론 터미널이 있는지조차 알기 어렵습니다.

[김범중/경기도 광명시 : 저도 여기 사는데 고속버스나 버스는 이용하려고 하면 강남터미널로 가는데요? (여기 바로 옆에 있거든요.) 몰라요.]

터미널 운영업체는 시간이 가면 이용객이 늘 거라고 말합니다.

[터미널 운영업체 직원 : 광명시와 지금 협의를 계속하고 있어요. 노선 유치 때문에. 주변 여건에 따라서 2~3년 지나면 괜찮아지겠죠.]

터미널 공사에는 민간 투자를 포함해 96억 원이 들어갔습니다.

광명시와 철도시설공단이 대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광명역에 이어 터미널까지 애물단지로 전락할 처지입니다.

(영상취재 : 공진구·양두원, 영상편집 : 김종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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