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리있는 주장이고 세계 방산업체들이 실제로 드론(drone) 같은 킬러 로봇류을 개발하고 있기 때문에 UN도 나섰습니다. 킬러 로봇의 정의부터 시작해 규제 또는 금지 여부까지 다루기 위해 본격적인 논의를 위한 테이블을 펼친 것입니다. 방산업체들은 NGO와 UN의 움직임이 점점 자동화하고 있는 첨단무기 개발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까봐 전전긍긍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방산업체도 킬러 로봇 비슷한 물건을 만들어 놓은 채 킬러 로봇 논란이 어디로 향할지 주목하고 있습니다.
● 세계의 킬러 로봇류들
● “킬러 로봇 반대” VS "킬러 로봇 없어"
킬러 로봇 개발을 가장 거세게 반대하는 NGO는 Human Rights Watch입니다. 이 단체를 중심으로 인권 NGO들의 모임인 ‘킬러 로봇 금지 운동(Campaign to Stop Killer Robots)’도 발족됐습니다. 기계가 스스로 전장 상황을 판단해 공격한다면 민간인들이 무차별적으로 피해를 본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입니다.
UN도 거들고 있습니다. UN의 재래식무기 금지협약(CCW)은 지난 달 중순 제네바에서 회의를 열고 킬러 로봇을 내년 논의할 공식 의제로 선정했습니다. 내년 5월에 다시 모여 킬러 로봇의 정의와 개발 규제 여부 등을 본격적으로 논의할 계획입니다. 킬러 로봇류를 개발한 나라에 대한 규제도 기대하는 측이 많은데 CCW는 무기의 개발 금지보다는 개발된 무기의 사용을 조금씩 제한하는 데 익숙한 단체여서 NGO들이 원하는 대로 킬러 로봇 개발에 철퇴를 가할지는 미지수입니다.
이보다 앞서 UN 인권이사회도 지난 5월에 킬러 로봇 때문에 소집됐습니다. 인권이사회는 킬러 로봇의 생산, 이전, 이용 금지를 촉구했습니다. 또 국제적인 합의가 도출될 때까지만이라도 드론의 시험, 생산, 조립, 배치, 활용 등을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방산업체들은 대놓고 킬러 로봇을 만들겠다는 말은 안합니다. 게다가 진정한 킬러 로봇, 즉 기계 스스로 탐지, 추적, 식별, 공격하는 무기체계는 현재 없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공격은 앞으로도 인간이 판단해 감행할 것이라고 말합니다. 미국 국방부도 “킬러 로봇을 만들지 않겠다”는 성명을 작년에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킬러 로봇을 영원히 만들지 않겠다는 약속은 누구도 하지 않고 있습니다.
경쟁국가나 업체가 스스로 인간을 공격하는 킬러 로봇을 개발한다면 상대국가나 상대업체도 손 놓고 앉아있을 수 없습니다. 그래서 UN 인권이사회가 주장하는 국제적 합의, 즉 킬러 로봇을 만들지 않겠다는 국가간 약속이 필요한 겁니다.
지금 현재의 무기들만으로도 전쟁은 충분히 파괴적입니다. 굳이 가공할 ‘전쟁 머신’을 새로 개발할 필요까지는 없다는 것에 인류 대부분은 동의할 겁니다. 동의하지 않는 세력은? 한 줌도 안되겠지요. 그런데도 ‘킬러 로봇 개발 금지 약속’을 쉽게 맺지 않는 걸 보면 킬러 로봇의 유혹이 강하고, 이 기계를 원하는 세력의 힘도 대단한 모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