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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명령' 한국사 교과서 어떻게 바뀌었나

교육부 수정명령 41건 모두 수용…교학사 '표절 논란' 문구 대폭 변경 교학사 일제 '쌀 수출' 표현 수정없이 그대로 출판 논란

'수정명령' 한국사 교과서 어떻게 바뀌었나
'우편향' 논란을 빚은 교학사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를 포함한 7종 교과서는 교육부의 수정명령 내용을 대체로 충실히 수용했다.

그러나 교학사 교과서가 일제의 쌀 수탈을 '수출'로 표현한 대목 등은 교육부의 수정 지시에서 아예 빠진 탓에 그대로 교과서에 실리게 돼 논란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가 10일 공개한 '고교 한국사 교과서 수정·보완 대조표'를 보면 7종 교과서는 교육부의 수정명령 41건을 모두 수용했다.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교학사 교과서의 '이승만 위임통치 청원서'(257쪽) 수정이다.

교육부는 이 청원서의 출전이 없다며 '국사편찬위원회 "대한민국임시정부 자료집" 43'을 표기토록 했지만, 실제 자료집의 내용과는 전혀 다른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었다.

일각에서는 이 내용이 교육부의 명령과 달리 '독립운동사자료집 9'에 실린 '대한민국임시정부 공보 제28호(1921·7·20)'의 문구라고 지적했다.

교학사는 이 부분을 '…또한 그것은 여하한 단일한 강국의 팽창을 방지하고 동양의 평화를 보존하는 데 일조하게 될 극동에서의 완충 국가를 창설하게 될 것입니다.…'로 아예 바꾸고 '국사편찬위원회, "대한민국 임시정부 자료집" 43'이라고 출전을 달았다.

미화 논란을 일으킨 인촌 김성수의 광복 직전 동향(292쪽)은 '일본식 성명 강요를 거부하고 일제가 제의하는 작위와 귀족원 의원직도 거절하였다' 등의 서술을 빼고 '그는 경영자로 활동하면서, 일제의 통치정책에도 상당 부분 협력하였다'고 바꿨다.

이승만 대통령의 친일파 청산의 과제(307쪽) 부분은 반민특위 해산조치에 정당성을 부여하는 기술로 오해될 수 있다는 지적에 따라 '이승만 대통령은 헌법에 의해 행정부만이 경찰권을 가질 수 있기에 특별경찰대 해산을 명령하였다고 기자 회견하였다'에서 '사무실을 습격해 특별 경찰을 무장 해제시키기도 하였다. 결국 반민특위는 1949년 8월 말 해산되었다'고 변경됐다.

이외에도 '한일합방'(252쪽)을 '한일합병'으로 바꾸고 토착자본 서술(278쪽)에서 화신백화점을 삭제하는 등 교육부의 수정명령 8건을 모두 받아들였다.

금성교과서는 교육부의 수정명령과 학계의 통설이 어긋난다는 지적이 일었던 부분에 교육부의 명령을 대체로 수용했다.

교육부는 아프라시아브 궁전 벽화의 고구려 사신(70쪽)을 고구려 사신으로 '추정됨'이라고 수정하도록 했으나 일각에서는 학계에서 대부분 고구려 사신으로 인정하고 있다며 불필요한 조치라는 비판이 나왔다.

결국 금성교과서는 '깃털이 달린 절풍을 쓰고, 고리 손잡이가 달린 큰 칼을 차고 있어 고구려 사신으로 보고 있다'고 수정했다.

역시 학계 통설과 어긋난다는 주장이 나왔던 고구려 천리장성(55쪽)의 위치 수정 요구 등도 그대로 받았다.

다만 '천리장성은 현재 부여성에서 랴오허 강 하구까지 토축 성벽을 축전하였다는 설, 오늘날 랴오닝성 시펑 성자산산성에서 랴아오둥 반도 남단인 다롄 대흑산산성(비사성) 사이에 있었던 기존 산성을 연결하였다는 설이 있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7개 발행사가 수정명령을 반영한 수정·보완 대조표를 제출하고 교육부가 이를 최종 승인함에 따라 고교 한국사 교과서 8종은 오는 2월까지 학교 현장에 제공된다.

그러나 교학사 교과서가 일제 쌀 수탈을 '수출'로 표현한 부분이나 훈민정음과 관련해 지나치게 짧게 언급한 점 등은 수정 사항에 포함되지 않아 그대로 교과서에 실리게 돼 논란이 이어질 전망이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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