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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두산, 지난해에도 '강제 투수교체' 악몽…후유증은?

[취재파일] 두산, 지난해에도 '강제 투수교체' 악몽…후유증은?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두산 베어즈는 스스로 발목을 잡았습니다. 철벽 수비를 무색하게 만든 두 번의 실책과 애매한 심판 판정도 있었지만, 두산 벤치의 어이없는 판단 미스로 인한 ‘강제 투수교체’는 사실상 승기를 내주는 결정적인 빌미를 제공했습니다. 김진욱 감독은 경기 후 "다시는 일어나지 말아야 할 실수"였다며 한탄했습니다. 아마도 지난해 일어났던 똑같은 악몽이 떠올랐기 때문일 겁니다. 그 때는 어땠을까요?

초보감독의 착각
2012년 5월 3일 대구 삼성전에서 선발로 나선 임태훈이 잘 던지다가 5회 갑자기 흔들렸습니다. 채태인에게 2루타, 조영훈에게 안타를 맞고 노아웃 1-3루 위기에 몰렸습니다. 여기서 두산 정명원 투수코치가 임태훈을 진정시키기 위해 마운드를 방문했습니다. 하지만 임태훈은 연속 볼넷에 희생플라이와 2타점 적시타를 내주며 순식간에 3점을 내줬습니다. 그리자 김진욱 감독이 마운드로 향했습니다. 임태훈의 투구수는 89개였습니다. 김진욱 감독이 교체 의사를 표시하지 않고 임태훈과 대화를 나누자 구심이 제지에 나섰습니다.

구심은 ‘감독이나 코치가 한 회에 동일투수에게 두 번째 가게 되면 그 투수는 자동적으로 경기에서 물러나야 한다’는 야구규칙을 설명했고, 김진욱 감독은 “무슨 소리냐?”며 실랑이를 벌였습니다. 김진욱 감독이 착각을 한 겁니다. 김진욱 감독은 당시 상황에 대해 ‘정명원 코치가 올라간 건 알고 있었지만, 같은 회였는지 몰랐다.“며 실수를 인정했습니다.

결국 임태훈은 마운드를 내려갔고, 갑자기 올라온 불펜진은 속절없이 무너졌습니다. 바통을 이어 받은 서동환과 정대현은 볼넷 3개를 남발하며 3점을 더 내줬고, 5회에만 6실점한 두산은 결국 10대 0으로 참패를 당했습니다. 초보 사령탑 김진욱 감독은 당시 ‘강제투수교체’ 사건을 지난 시즌 가장 뼈아픈 실수로 꼽기도 했습니다.
유희관
‘악몽 재현‘…왜 하필 이때?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나온 ‘강제 투수 교체’ 해프닝은 더 복잡 미묘한 상황에서 벌어졌습니다. 두산 선발 유희관의 구위가 플레이오프 때보다 좋지는 않았지만, 유희관은 특유의 공격적인 볼배합으로 버티고 있었습니다. 여기서 실책이 나왔고, 심판의 애매판 판정까지 이어 졌습니다. 김진욱 과정은 두 번이나 판정에 항의하기 위해 벤치를 벗어났고, 이 과정에서 흥분한 코칭스탭이 유희관 투수와 잘못된 두 번의 만남을 강행하면서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유희관의 당시 투구수는 52개에 불과했습니다.

플레이오프에서 평균 100개 이상을 던져 온 유희관의 조기 강판으로 두산 불펜은 어수선해 졌습니다. 다행히 대량실점으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7회 결승점이 된 홍상삼의 폭투는 '1점차 패배'를 더욱 뼈아프게 했습니다.

후유증은 없을까?
두산은 지난해 ‘강제 투수교체’ 악몽 이후 적지 않은 후폭풍에 시달렸습니다. 그전까지 10경기에서 8승 2패로 상승세를 타다가 ‘강제 투수교체’ 악몽 이후 10경기에서는 4연패를 포함해 4승 6패로 주춤하며 선두에서 3위까지 내려앉기도 했습니다. 물론 '강제 투수교체' 해프닝이 불러온 직접적인 후유증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일단 상승 흐름이 한 풀꺾이자 분위기가 가라앉으면서 고전해야 했습니다. 

2013년 거짓말 같은 경기력으로 가을 이야기를 써내려가고 있는 두산은 거짓말처럼 되풀이된 돌발 변수를 만났고, 거침없던 상승세는 일단 한 풀 꺾이게 됐습니다. 지치고, 다치면서도 정신력으로 버텨온 두산 선수들이 이 난관을 어떻게 극복할 지가 관심입니다. 예측을 불허하는 드라마의 하이라이트는 이제부터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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