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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미라클 두산', 삼성과 해볼 만한 이유

[취재파일] '미라클 두산', 삼성과 해볼 만한 이유
프로야구 가을잔치에서 두산 베어스가 기적 같은 반전 드라마를 써 가고 있습니다. 준플레이오프에서 초반 2연패로 무너지는 듯 하더니 이후 6승 1패를 기록하며 5년 만에 한국시리즈에 진출했습니다. 시즌 팀타율 1위 팀답게 결정적인 순간 한 방을 터뜨리며 넥센을 무너뜨렸고, 올 시즌 최소 실책 팀답게 눈부신 호수비로 LG를 당황하게 했습니다. 최대약점으로 꼽혔던 불펜답지 않게 탄탄한 계투를 선보이며 조금씩 조금씩 더 강해지고 있습니다. 과연 3년 연속 정규시즌 1위를 달성한 삼성을 상대로도 두산의 기적이 계속될지가 관심입니다.

객관적인 전력상으로는 단연 삼성이 한 수 위입니다. 경험에서도 2002년 이후 5번이나 정상에 오른 삼성이 우위에 있습니다. 프로야구 출범 후 정규시즌 1위 팀이 한국시리즈 정상에 선 경우는 무려 86.4%이고 정규시즌 4위 팀이 한국시리즈를 제패한 적은 없습니다. 확률적으로도 삼성의 우승이 유력합니다. 그래도 두산은 2001년 정규시즌 3위를 차지한 뒤 한국시리즈에 진출해 삼성을 4승2패로 꺾고 정상까지 오른 좋은 기억이 있고,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를 통해 확률게임을 뒤집을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 줬습니다. 야구는 데이터 게임이라고 하는데, 자세히 들여다보면 데이터에서도 두산이 삼성과 해 볼만 한 이유는 충분히 있습니다.

삼성 에이스에게 강했다!
삼성은 다승 1위 배영수(14승)과 윤성환(13승), 장원삼(13승), 차우찬(10승)까지 10승투수를 4명 배출한 투수왕국입니다. 게다가 이들은 가을잔치 경험이 풍부한 베테랑들입니다. 여기에 두산은 삼성에 상대전적 7승 9패로 뒤져 있습니다. 하지만 두산은 삼성의 에이스들에게는 강했습니다. 윤성환을 상대로 5승 2패를 기록했고, 배영수에게는 타율이 무려 0.379에 달했고, 윤성환에게도 0.303의 맹타를 휘둘렀습니다. 배영수의 두산전 평균자책점은 5.91, 윤성환의 두산전 평균자책점은 5.91에 달할 정도로 두산은 삼성의 에이스들에게 천적 역할을 했습니다. 여기에 두산 에이스들은 삼성 타선에 강했습니다. 니퍼트는 삼성을 상대로 3전 전승에 평균자책점 1.91을 기록했습니다. 배영수와 두 번 만났고, 장원삼을 상대로도 이겼습니다. 유희관도 삼성전에서 2승1패 평균자책점 1.91로 강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1, 2선발 싸움에서 두산이 오히려 기선을 잡을 수 있는 가능성이 있습니다.

불펜싸움도 해 볼 만하다!
두산이 플레이오프에서 얻은 가장 큰 소득 가운데 하나는 홍상삼의 재발견입니다. 준플레이오프에서 2와 2/3이닝 동안 폭투 3개에 사사구 2개로 흔들리던 홍상삼은 플레이오프에서 2경기에 나와 모두 3이닝을 소화하며 안정된 모습을 보여 줬습니다. 사사구는 단 한 개 뿐이었습니다. 그리고 용병 핸킨스와 김선우, 윤명준도 안정된 투구로 필승조로서 손색없는 모습을 보여 줬습니다. LG와 플레이오프 4경기에서 두산 불펜은 단 1실점의 짠물 피칭으로 위력을 떨쳤습니다. 산전수전 겪었던 준플레이오프가 보약이 되면서 안정을 되찾는 모습입니다. 반면 삼성의 불펜진은 예전같지 않습니다. 정현욱은 이적으로, 권오준은 팔꿈치 수술로 빠져 있고, 오승환도 LG전에서는 평균자책점 3.86으로 흔들렸습니다. 게다가 LG와 플레이오프에서 불펜 소모를 최소화하면서 체력까지 비축했습니다. 불펜싸움에서도 밀릴 이유가 없습니다.

‘수비와 발야구‘의 힘
두산이 LG를 꺾을 수 있었던 건 수비의 힘이 절대적이었습니다. 시즌 팀 최소실책팀(61개)답게 고비 고비마다 기가 막힌 호수비로 LG 타선을 꽁꽁 묶었습니다. 두산은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에서 실책 6개를 기록했는데, 투수 실책이 3개, 포수실책이 2개였고 야수실책은 이원석 한 명 뿐이었습니다. 안정된 수비는 단기전에서 상대를 압박할 수 있는 훌륭한 카드입니다.

삼성도 시즌 팀실책 76개로 크게 뒤지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내야진에 구멍이 뚫렸습니다. 2루수 조동찬과 유격수 김상수가 부상으로 출전이 어렵습니다. 류중일 감독은 정병곤과 김태완을 대체선수로 준비하고 있는데, 큰 경기 경험이 없는 선수들이어서 큰 변수가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또 두산은 발야구에서 삼성을 압도합니다. 두산의 팀 도루는 무려 172개로 1위에 올랐고, 삼성은 95개로 8위입니다. 수비와 발야구를 앞세운 세밀한 부분이 큰 차이를 만들 수 있습니다.

삼성이 우승을 차지하면 최초로 3년 연속 정규시즌과 한국시리즈 통합 우승을 차지하게 되고, 두산이 정상에 오르면 정규시즌 4위 팀으로는 최초입니다. 누가 최후에 웃든 한국 프로야구사에 새로운 발자취를 남기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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