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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신재웅 깜짝 선발…감독의 속내는?

[취재파일] 신재웅 깜짝 선발…감독의 속내는?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승리한 LG 김기태 감독은 인터뷰에서 “3차전 선발은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 오늘 투수를 많이 아꼈고, 우리팀에는 우규민, 신정락 두 선수가 있기 때문에 두산전에서 둘 중에 누가 나을지 심사숙고해서 결정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우규민은 올 시즌 선발로 전환해 데뷔 첫 10승고지에 오르며 최고의 시즌을 보냈습니다. 최종 성적은 10승 8패 2홀드 평균자책점 3.91을 남겼습니다. 신정락도 9승 5패 평균자책점 4.26으로 LG의 포스트시즌 진출에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그래서 플레이오프 4선발은 리즈와 류제국, 우규민, 신정락이 예상됐고, 김 감독의 의중도 원래 그랬습니다.

그런데 김기태 감독이 심사숙고한 결과는 우규민도, 신정락도 아닌 신재웅이었습니다. 그야말로 깜짝 선발입니다. 김 감독의 속내는 알 수 없지만, 기록상으로 두산에 강한 면을 보였던 점을 높이 산 것으로 보입니다. 신재웅은 올 시즌 후반기부터 선발로테이션에 합류해 4승4패에 평균자책점 3.05를 찍었습니다. 주키치의 부진으로 인한 공백을 메우며 LG의 막판 상승세를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특히 4승 가운데 두산전에서만 3승(1패) 평균자책점 3.81로 강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흔히 말하는 천적이라 할 만합니다. 반면 신정락은 두산전에서 3경기에 나와 1패에 평균자책점 8.79로 부진했습니다. 중요한 플레이오프에서 그것도 두산전에 선발로 내세우기에는 불안한 부분이 많습니다. 우규민이 두산전에서 한 경기에 나와 5이닝 2실점으로 1승을 챙겼지만 선택을 받지 못했습니다. 모두 사이드암인 우규민과 신정락을 함께 선발로 쓰는 데 따른 부담도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신재웅 리퍼트 연합


그럼 신재웅이 두산전에서 어떻게 강했는지 살펴 보겠습니다.

신재웅은 지난 5월 3일 두산전에서 구원등판해 시즌 첫 승을 올렸습니다. 승리는 했지만 내용은 좋지 않았습니다. 당시 선발이었던 임찬규가 4회 홈런을 맞고 볼넷을 내주자 바통을 이어받아 1과 2/3이닝 동안 사사구를 3개나 내주고 1안타를 맞으면서도 실점하지 않아 승리투수가 됐습니다.

그리고 후반기 선발로 출전해 두산전에서 2승을 더 챙겼습니다. 7월 27일 6이닝 5안타 무사사구 2탈삼진 1실점으로 무려 2176일만에 선발승을 챙기며 시즌 2승째를 거뒀고, 8월 11에는 6이닝 6안타 1볼넷 무실점으로 3연승을 달렸습니다. 두산을 상대로 점점 강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9월 30일 시즌 마지막 등판에서 두산에게 톡톡히 쓴 맛을 봤습니다. 당시 LG는 선두 삼성에게 0.5게임 뒤진 2위였습니다. 11년 만에 포스트시즌을 확정한 데 이어 내친 김에 1위까지 노려볼수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잠실 라이벌 두산전은 모든 면에서 반드시 잡아야 하는 중요한 경기였습니다. 선발 등판한 신재웅은 2회 극심하게 흔들렸습니다. 첫 타자 이원석을 볼넷으로 내보낸 뒤 오재원은 중견수 뜬 공으로 잡았지만, 최재훈에게 안타, 김재호에게 1타점 2루타를 얻어맞은 뒤 허경민에게 2타점 3루타를 맞고 패전 투수가 됐습니다. 왼손투수 신재웅은 전부 오른손타자에게 모두 직구를 통타당하며 무너졌습니다. 아마도 김기태 감독은 가을잔치에서 만날 두산을 상대로 신재웅의 선발 가능성을 보려 했을 겁니다. 하지만 신재웅은 3회를 버티지 못하고 강판됐습니다.

그래서 신재웅의 3차전 선발 등판은 김기태 감독으로서는 모험적인 측면이 강합니다. 5명의 선발 자원 가운데 1명은 불펜에서 롱릴리프 역할을 맡게 됩니다. 일단 신재웅이 선발로 낙점된 이상 우규민과 신정락, 둘 중 한 명은 불펜으로 투입됩니다. 김 감독으로서는 신재웅 선발이 실패할 경우 일찌감치 우규민이나 신정락을 올리는 ‘1+1’선발 작전을 구상할 수도 있습니다. 두산의 거물 용병 니퍼트를 상대로 ‘초보 선발’ 신재웅을 선택한 김 감독이 어떤 마운드 운용으로 맞설지가 3차전 승부의 변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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