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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5기통 춤' 최재훈의 '16기통 활약'

지난 8월 31일 최재훈은 일명 ‘5기통 춤’으로 두산 팬들 사이에 화제가 됐습니다. 경기직전 갑자기 내린 폭우로 잠실경기가 취소되자 선배들에게 등떠밀린(?) 최재훈이 ‘우천세리머니’로 그라운드를 돌다가 깜짝 댄스를 선보인 겁니다. 경기장에 때마침 아이돌 걸그룹 크레용팝의 ‘빠빠빠’가 울려 퍼졌고, 최재훈은 숨겨둔 끼를 맘껏 발산하며 두산팬들에게 웃음을 선사했습니다. 아직 친숙하지 않은 1군무대 2년차 백업포수는 몸개그로 확실하게 팬들에게 어필했습니다.

최재훈은 이처럼 넘치는 끼와 근성으로 틈틈이 그라운드에 나설 때마다 존재감을 과시해 왔습니다. 총알탄 사나이들을 저격하는 미사일 송구는 물론이고 파울타구를 잡기 위해 담장으로 돌진하는 승부근성, 그리고 결정적인 순간의 해결사 능력까지 틈틈이 보여 줬습니다. 지난 9월 12일 9회 7득점을 기록하며 두산의 대역전을 이끈 3점 홈런도 최재훈의 방망이에서 나왔습니다. 그것도 오른쪽 파울홈런을 친 다음 공을 바로 잡아당겨 왼쪽 담장을 넘기는 과감한 타격으로 모두를 깜짝 놀라게 했습니다. 이렇게 작은 성과들이 하나씩 쌓여 2013년 가을에 꽃을 피우고 있습니다.

‘5기통 춤’ 최재
2013년 준플레이오프 4차전 MVP 최재훈은 경기 직후 인터뷰에서, “어제는 수비로 보여줬으니까 오늘은 타격으로 보여주려고 했는데, 그게 맞아떨어진 것 같습니다.”라고 당찬 소감을 밝혔습니다. 마치 모든 사람들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는 플레이를 펼쳐 만족한다는 간판스타의 말 같았습니다. 3차전에서 도루를 3번이나 저지하며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고는 하지만, 전문가들은 물론 팬들까지 최재훈의 공격력에 큰 기대는 걸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최재훈은 넥센 에이스 밴 헤켄을 상대하며 겁 없이 방망이를 돌렸고, 그의 생각대로 타격으로 제대로 보여 줬습니다.

최재훈은 ‘예고된’ 깜짝 스타였습니다. 2008년 고교 졸업 후 프로지명을 받지 못해 신고 선수로 두산 유니폼을 입은 뒤 경찰청에 입대해 쑥쑥 성장했습니다. 포수 출신 유승안 감독의 지도로 ‘어깨만 강한’ 포수에서 ‘공격형’ 포수로 변신을 거듭했습니다. 퓨처스리그에서 2010년 타율 3할4푼7리 12홈런, 2011년 타율 3할3푼 16홈런을 기록하며 파워를 늘려갔습니다.

그리고 지난해부터 백업 포수로 1군 무대에 서기 시작했습니다. 신인왕 출신인 주전포수 양의지의 벽은 너무 높았지만, 최재훈은 대타나 대수비로 출전할 때 틈틈이 자신의 존재감을 보여준 끝에 그야말로 ‘사고’(?)를 쳤습니다. 키 178cm에 76kg으로 포수로는 작은 체구지만 ‘5기통 춤’처럼 통통 튀는 끼와 근성으로 이제는 ‘16기통’급 대형 엔진을 장착한 선수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꼬리칸’에서 ‘엔진칸’으로 진출한다는 게 이런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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