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1년이 지났습니다. 뜨거운 태양이 내려쬐던 어느 날, 지인 한 명이 영등포구 공영주차장에서 근무하는 아주머니들 얘기를 해왔습니다. 당시 최저임금 4580원에 외근수당 100원씩을 추가로 받는 계약직 근로자들. 뙤약볕에 선풍기 하나 제대로 돌리지 못하는 환경에서 일하고 있다는 말에 사실 확인을 해봤습니다.
공공근로자들이 쉴 수 있도록 만들어놓은 부스엔 각각 태양광 발전 시설이 달려있습니다. 자가 발전을 통해 전기를 만들어 사용하게 한 겁니다. 그렇게 만들어진 부스는 영등포구에만 52개에 이릅니다. 그런데 전기를 얼마나 만들어낼 수 있는지 알아보려고 해도 선풍기가 없었습니다. 영등포구 시설관리공단에서도 돌아가지도 않는 선풍기를 지급하진 않았던 겁니다. 확인할 수 있는 게 더 이상 없었습니다. 당시 취재는 그렇게 끝났습니다.
“(부스) 안에 있으면 더운데.. 시원하니까 밖에 나와 있죠.”
“(선풍기) 안 돌아가서 집어넣었어요.”
“안 되잖아요. 그냥 선풍기만 바라보고 있어요. 시원하라고.”
공공근로자 세 명의 인터뷰 내용입니다. 취재 당시에도 공공근로자분들은 말을 아꼈습니다. 혹여 본인에게 불이익이 올 수도 있다고 생각했던 겁니다. 저도 무리하게 질문하진 않았습니다. 그렇게 간단한 사실만 듣고 본 취재에 들어갔습니다. 인터뷰 내용에서 성실 의무 위반이나 품위 유지 손상에 대한 의혹이 드십니까? 노무사를 통해 문제 소지가 있는지 물어봤지만, 제한적인 사실 확인만 했기 때문에 문제제기 하긴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근로자 아주머니는 건물 지하 골방에서 조사를 받고 있었습니다. 혼자 의자에 앉아있었고 남성 직원 두 분은 서서 뭔가를 물어보고 있었습니다. 무슨 조사를 하느냐고 물어보자 다른 부서 직원들까지 몰려들어 갑자기 들이닥친 취재진을 향해 윽박지르기 시작했습니다. 긴급 회의에 들어갔다던 영등포구 시설관리공단 이사장은 ‘바쁜 용무’로 말도 없이 밖에 나가 만나지 못했습니다.
공단 본부장의 얘깁니다. 주차관리팀장은 이미 해임된 상태였습니다. 해임 이유는 시설 관리 부실이 아니라 언론 응대를 잘 못했다는 이유였습니다. 감시자 역할을 하는 언론, 그리고 언론을 피하고 보자는 기관. 서로의 생각이 평행선만 긋는 일은 없었으면 합니다. 후속 보도가 나간 지금, 공단에선 더 이상 조사를 진행하진 않고 있습니다.
앞으로 계속 지켜보겠습니다.
* 이 글은 미디어오늘에 실린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