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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화학적 거세' 효과 있지만…부작용도

국내 첫 성충동 억제 약물 임상 시험 결과 입수<br>76% 성충동 억제 효과…우울증 등 부작용도

<앵커>

성 충동 약물치료. 즉 화학적 거세제도가 시행된 지 2년이 지났습니다. SBS가 국내 첫 임상결과를 단독 입수했는데 약물 주입 석 달 뒤부터 성범죄자들 중 76%에게서 성 충동 발생 빈도가 줄어드는 게 확인됐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심각한 부작용도 함께 나타났다는 겁니다.

조동찬 의학전문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치료 감호소라고도 불리는 국립 법무병원입니다.

이곳의 200여 명 성범죄자가 가운데 38명이 자원해서 성 충동 억제 약물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치료 기간은 평균 14개월.

치료 대상의 76%, 28명은 혈중 남성 호르몬 수치가 떨어지는 등 효과가 나타났습니다.

[성 충동 억제 약물 투여자 : 성 충동 욕구가 생기지 않고, 신체 반응 자체가 안 되고, 야한 그림을 봐도 생각이 없습니다.]

하지만 치료 효과는 성범죄의 원인이 되는 정신 질환에 따라 엇갈렸습니다.

원인 질환이 성도착증이나 어린이 기호 증일경우에만 효과가 나타났습니다.

[구교철/강남세브란스병원 비뇨기과 교수 : 무조건적으로 확대 적용하기보다는 이제 약물치료가 효과가 있을 만한 대상자를 선정할 수 있는 지침을 우선적으로 마련하는 것이 불필요한 치료를 예방하고.]

게다가 4명이 골다공증이나 우울증으로 치료를 중단하는 등 부작용도 나타났습니다.

[성 충동 억제 약물 투여자 : 활동을 안 하고 방에 있다든지 대인 관계를 안 하고 혼자만의 생각을 하고 있다면 그 무력감에 또 빠져요. 약의 효과가 그런가 보더라고요.]

국내 첫 성 충동 억제 약물 임상 시험 결과입니다.

실험 대상 대부분은 투여 3개월 만에 성 충동이 거의 사라졌습니다.

하지만 이 경우에도 약물을 끊고 두 달이 지나자 약물 투여 전보다 성 충동이 더 높아졌습니다.

치료의 효과와 한계가 동시에 드러난 겁니다.

[이재우/국립법무병원(치료감호소) 원장 : 약만, 주사만 맞아서 치료가 되는 게 아니라 자기 생각이나 또 감정이나 행동이 다 변해 가지고 그게 전체적으로 바뀌어야지 치료가 끝나는 거지 약물 치료만으로는 소용이 없어요.]

법에 정해진 3년의 강제 치료 기간엔 정부에서 연간 500만 원씩 지원합니다.

문제는 그 이후 성범죄자들이 자비로 약물치료를 하지 않을 경우, 성 충동이 과거보다 더 높아진다는 겁니다.

(영상취재 : 박승원, 영상편집 : 이승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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