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취재파일] 류현진과 페르난데스의 엇갈린 운명

[취재파일] 류현진과 페르난데스의 엇갈린 운명
LA다저스의 류현진투수가 12일 만에 등판한 애리조나전에서 6이닝 10피안타 3실점하며 시즌 6패를 당했습니다. 류현진이 패배의 쓴맛을 본 날. 한 때(?) 류현진의 신인왕 경쟁자로 꼽혔던 마이애미의 호세 페르난데스는 화려하게 2013시즌을 마무리했습니다. 미국 언론들은 류현진에 대해서는 "신인왕 후보답지 않았다."며 실망감을 나타냈고, 페르난데스에 대해서는 "사실상 내셔널리그 신인왕을 확정하는 눈부신 피날레였다"며 찬사를 보냈습니다.

마이애미는 신인 선수의 보호를 위해 호세 페르난데스의 투구이닝을 170이닝으로 제한했습니다. 지난 6일 165이닝을 넘긴 페르난데스에겐 12일 애틀랜타전이 올 시즌 마지막 경기였습니다. 내셔널리그 승률 1위를 달리는 최강팀 애틀랜타를 상대로 페르난데스는 더욱 빛났습니다. 최고구속 99마일(159km)의 강속구와 주무기인 커브를 앞세워 애틀랜타 타선을 꽁꽁 묶었습니다. 7회까지 삼진 5개를 잡아내며 안타 5개를 맞고 1실점해 시즌 12승(6패)째를 챙겼습니다. 평균자책점을 2.19로 더 낮추며, 클레이튼 커쇼(1.92)에 이어 메이저리그 전체에서  2위를 달렸습니다.

마운드에서 뿐 아니라 타석에서 인상적이었습니다. 페르난데스는 6회초 애틀랜타의 4번타자 에반 게티스에게 97마일(156km)짜리 직구를 던졌다가 홈런을 맞고 유일한 실점을 했습니다. 에반 게티스 역시 ‘4월의 신인‘으로 뽑힌 경력이 있는 거포 신인입니다. 야구를 그만두고 약물서 중독에 빠져 있다가 드라마처럼 빅리그에 입성한 ’인간승리’ 드라마로 화제가 된 선수입니다. 어쨌든 신인끼리 맞대결에서 홈런을 얻어맞고 자존심이 상한 페르난데스는 바로 다음 공격에서 드라마 같은 반전을 이끌어 냅니다.

6회말 세 번째 타석에서 애틀랜타의 에이스 마이크 마이너를 상대로 왼쪽 담장을 넘기는 홈런을 터뜨린 겁니다. 시즌 첫 홈런입니다. 맞는 순간 홈런을 직감한 페르난데스는 잠시 제자리에서 타구를 감상하는 여유(?)까지 부렸습니다. 또 상대선수와 감정싸움에서도 밀리지 않는 푸이그스러운 도발도 주저하지 않았습니다. 페르난데스는 3루 베이스에 침을 뱉는 도발(?)까지 했고, 애틀랜타 포수는 천천히 홈으로 들어오는 페르난데스를 향해 강하게 비난을 퍼부었습니다. 페르난데스가 물러서지 않고 맞받아치면서 두 팀의 벤치 클리어링으로 이어지기도 했습니다.

페르난데스는 두 번째 타석에서도 안타를 뽑아 3타수 2안타 1타점 1득점을 기록했습니다. 4회말에는 가운데 직구를 받아쳐 중전안타를 뽑아내더니, 6회말 세 번째 타석에서는 체인지업을 받아쳐 홈런을 만들어 낸 것입니다. 애틀랜타의 최다승(13승)투수의 견제를 비웃기라도 하듯 방망이로 응징했습니다.

메이저리그 홈페이지(MLB.COM)는 “페르난데스가 신인 첫 해를 불꽃놀이로 마무리했다.”며 공수에 걸친 그의 활약상을 담았습니다. 그리고 첫 문장에서 “그가 왜 신인왕이 될 수 밖에 없는 지 보여준 한 판이었다.”고 덧붙였습니다. 류현진은 작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류현진은 5연승을 달리다가 최근 4경기에서 3패를 당하고 있습니다. 그 부진의 시작이 바로 지난 8월 20일 페르난데스와 맞대결을 펼친 마이애미전이었습니다. 당시 가장 강력한 신인왕 후보들의 선발 맞대결에서 류현진은 8회 원아웃까지 5탈삼진 3실점했고, 페르난데스는 6회까지 8탈삼진 1자책점을 기록했습니다. 페르난데스의 판정승이었습니다. 페르난데스는 류현진을 꺾은 이후 3승을 챙겼고, 류현진은 페르난데스에 패한 이후 단 1승밖에 추가하지 못했습니다. 마이애미 물타선 때문에 잘 던지고도 승률에서 손해를 봤던 페르난데스는 이제 12승 6패로 시즌을 마감했습니다. 평균자책점 2위에 '9이닝 평균 탈삼진'은 9.75개로 내셔널리그 1위에 올라있습니다. 그야말로 메이저리그 최정상급 기록입니다.

총격을 받으면서 4번에 걸친 탈출 시도 끝에 미국으로 망명한 쿠바출신 보트피플.
마이너리그 싱글A에서 1년만에 빅리그로 직행한 만화같은 ‘인생 역전 스토리’

2013년 숱한 화제를 뿌리며 마운드를 호령했던 페르난데스는 마지막 순간까지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첫 시즌을 마무리했습니다. 내셔널리그 신인왕을 놓고  더 이상의 논쟁은 필요 없어 보입니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