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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종 위기였던 제주 노루, 이제는 사살 대상?

<앵커>

한때 멸종 위기까지 갔던 제주도 노루는 적극적인 보호 조치로 지금은 2만 마리 넘게 늘어났습니다. 개체 수가 너무 많아지다 보니 농작물에 피해를 끼쳐서 지금은 사살 대상이 돼버렸습니다. 과연 이 귀여운 노루를 죽이는 것만이 능사일까요?

노동규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기자>

동틀 무렵, 차를 달려 도착한 서귀포시 삼달리.

엽사들이 모여 장비를 점검한 뒤 사냥개를 앞세워 숲으로 향합니다.

사냥개들이 이리저리 뛰며 노루를 몰고 엽사들이 엽총을 쏩니다.

사냥이 계속되는 동안, 뭔가 수풀 속에서 들썩입니다.

총성에 놀라 도망치던 새끼노루가 취재팀과 마주치자, 방향을 바꿔 쏜살같이 달아납니다.

노루 포획 현장입니다.

엽사들은 이런 아침에 노루가 잠들어 있을 만한 풀숲을 찾아 놀라 달아나는 노루를 사살합니다.

3시간 사이 노루 네 마리가 사살됐습니다.

[조창석/야생생물관리협회 : 하루 한 네 마리 다섯 마리 잡고 있습니다. 많이 잡을 땐 한 열 마리도 잡고…]

제주도는 지난달 1일부터 해발 4백 미터 이하에서는 노루 사살을 허용했습니다.

1980년대 멸종 위기까지 갔던 노루가, 적극적인 보호 운동으로 2만 마리로 불어나면서 농가 피해가 갈수록 커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강복심/노루 피해 농민 : 콩이 발아하기 시작하면 계속, 속잎부터 먹어버려요. 안 되지요 이거. 이거 다 끝난 거에요.]

그동안 농민들이 그물을 쳐보기도 했지만 피해는 계속됐고, 산간 도로에서 갑자기 뛰어드는 노루 때문에 사고도 잦았습니다.

그럼에도 노루 사살에 대한 반발도 만만치 않습니다.

[이영웅/제주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 : 난개발, 골프장이라든지 리조트 단지가 들어서면서 노루서식지가 위협을 받고. 총기를 쓰기보다 대체 서식지로 옮겨 이를 관광자원으로 활용하는 방안(이 필요합니다).]

농가 피해 방지를 위해 개체 수 조절이 불가피하다는 주장과 살만이 능사냐는 반대가 맞선 가운데, 지난 한 달간 사살된 제주 노루는 270마리에 달합니다.

(영상취재 : 이승환, 영상편집 : 박정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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