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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리포트] 일본 지진 대형 오보…원인은?

[월드리포트] 일본 지진 대형 오보…원인은?
어제(8일) 오후 4시 56분쯤, 갑자기 휴대전화가 요동쳤다. 긴급지진속보 문자메시지가 전달됐다. 각 방송사도 지진특보에 들어갔다. 일본 기상청이 예측한 지진의 규모는 무려 7.3, 진도도 6~7에 달했다. 규모 7.3이라면 고베대지진에 버금가는 지진이고, 진도 6~7이라면 성인도 제대로 서 있을 수 없을 정도의 흔들림을 동반하는 것이었다. 책상을 부여잡고 기사를 작성하고 있는데, 그런데 아무런 흔들림도 없었다. 일본 방송에선 규모 7.8의 지진이라고 한번 언급하고서는 아무런 후속 정보가 없었다. 뭔가 이상했다. 10여 분 뒤, 방송들은 일본 기상청의 오보가능성을 보도하기 시작했다. 이번 긴급지진속보가 발령된 곳은 34도 부현에 이르는 사상 최대였다. JR도카이도 신칸센 56대가 긴급 정차해 5만 6천 명의 시민에게 영향을 미쳤고, JR 서일본의 열차 228대가 멈춰, 12만 명의 시민이 불편을 겪었다.

일본의 긴급 지진 속보 시스템은 지진의 실체파인 P파와 S파의 시차를 이용한 것이다. S파가 더욱 파괴력이 강력하지만 속도는 느려서, 지진이 발생하면 P파가 먼저 도착한 후에 S파가 도착한다. 이처럼 P파가 진행 속도가 빠른 것을 이용해, P파가 지진계에 도착한 직후부터 진원이나 규모를 추정하고 S파의 도달시각이나 진도를 예측한다. 전국을 약 2백 개 지점으로 분할해, 2지점 이상의 지진계가 P파를 관측하면 진도 4 이상의 강한 흔들림이 예상되는 모든 지역에 지진속보가 발령된다.

김승필
일본 기상청은 이번 오보가 난카이 해구 대지진에 대비해 지난 2008년 미에현 남동쪽 해저에 설치한 지진계 데이터의 이상에서 비롯됐다고 설명했다. 이유를 알 수 없는 원인 때문에 지진계 데이터가 1,2초 정도 끊어졌다가 다시 전달됐는데, 이때 '잡신호'가 관측됐고 해저가 1센티미터 정도 움직인 것으로 시스템이 오인했다는 것이다. 마침 같은 시각에 문제의 지진계에서 2백 킬로미터 떨어진 와카야마현에서 규모 2.3의 지진이 발생했는데, 이것을 대지진이 오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전했다.
김승필

일본의 긴급 지진 속보는 2007년에 운용을 시작해 지금까지 모두 137번의 경보가 발령됐는데, 오보는 이번 것을 포함해 모두 33번 있었다. 3.11 대지진 이후 긴급 지진 속보를 잘못 발령하는 사례가 잇따라 발생해 2년 전부터는 프로그램을 변경했지만, 이번에도 대형 오보가 발생한 것이다.

일본 기상청은 "시민에게 많은 폐를 끼쳤다"며 머리를 숙였는데,일본의 대체적인 분위기는 '지진'도'지진 오보'도 모두 어쩔 수 없는 숙명 같은 것이라며 감내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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