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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이대호 퇴장시킨 심판, 이승엽 때는 어땠나?

일본프로야구 오릭스의 이대호 선수가 심판 판정에 항의하다가 퇴장을 당했습니다. 프로데뷔 13년만에 첫 번째 퇴장을 일본에서 당한 겁니다.
이대호 퇴장
어제(28일) 세이부전에서 낮게 떨어지는 커브 볼에 배트를 휘둘렀는데, 니시모토 주심은 헛스윙 삼진을 선언했고, 이대호는 방망이에 맞았다며 강하게 어필했습니다. 느린 화면으로 봤을 때도 상당히 애매한 상황이었습니다. 떨어지던 공의 방향이 살짝 꺾인듯 보이긴 했지만, 방망이에 맞는 모습이 눈에 확연히 띄지는 않았습니다. 주심으로서는 헛스윙을 선언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이대호의 항의에 니시모토 주심은 일고의 가치도 없다는 단호한 태도를 취했습니다. 분명 자신도 확신하기 힘든 상황이었을 텐데 말입니다. 적어도 공의 흠집이라도 살피거나 다른 심판들과 논의하는 기본적인 태도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이대호가 덕아웃으로 들어가면서 자신의 두 눈을 가리키며 “똑바로 보라”는 메시지를 전하자 니시모토 주심은 심판에 대한 모욕이라며 그 자리에서 퇴장을 선언했고, 이에 항의하던 오릭스의 모리와키 감독까지 바로 퇴장을 시켰습니다. 평소 온순하기로 유명한 모리와키 감독도 선수와 감독 생활을 합쳐 첫 번째 퇴장이었습니다. 팀의 주력 타자와 감독이 동시에 퇴장당한 이번 사태는 큰 파장을 일으켰습니다. 한국팬은 물론 일본 팬들조차 니시모토 주심의 태도에 문제를 삼고 있습니다. 이번 판정에 대한 오심 여부를 떠나 주심의 지나친 권위의식에 반감을 표시하고 있습니다. 더욱이 니시모토 주심은 요미우리에서 뛰던 이승엽의 19호 홈런을 무효화시킨 심판으로 드러나 파문은 확대되고 있습니다.
이승엽 오심_500
그렇다면 이승엽 오심 사태 당시의 상황은 어땠을 까요?

독일월드컵 열기로 뜨거웠던 2006년 6월 11일 지바 마린스타디움에는 비가 내리고 있었습니다. 1대 1로 맞선 3회초 투아웃 주자 1루에서 요미우리 4번 타자 이승엽은 상대 투수 와타나베의 몸쪽 공을 힘껏 잡아당겼고, 타구는 빗줄기를 뚫고 우중간 담장을 훌쩍 넘어 갔습니다. 짜릿한 두 점 홈런이었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동료들의 환호를 받으며 이승엽이 덕아웃에 앉는 순간 희한한 일이 벌어집니다. 상대 투수 와타나베가 3루에 공을 던졌고, 당시 3루심이었던 니시모토 심판이 아웃을 선언합니다. 요미우리의 1루 주자였던 오재키가 3루를 밟지 않고 홈에 들어왔다는 판정이 내려진 겁니다. 결국 쓰리아웃이 되면서 요미우리의 두 점은 무효화 됐고, 이승엽의 타구는 담장을 넘긴 안타로 기록됐습니다. 느린화면으로 보면 분명 3루를 밟았는데도 니시모토 심판은 단호했습니다. 하지만 요미우리는 구단차원에서 강력히 항의했고, 결국 니시모토 심판은 오심을 이유로 2군으로 강등됐습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2006년 8월 9일 역시 이승엽은 오심으로 안타를 날린 적이 있습니다.
좌익수가 분명 원바운드로 공을 잡았는데 2루심은 노바운드로 처리한 겁니다.

올 들어 국내야구에서도 오심논란이 계속되고 있지만, 일본무대에서 한국선수들이 겪어야 하는 오심 파문은 더 큰 상실감을 줍니다. 이승엽과 이대호 뿐 아니라 선동열부터 시작된 한국선수들의 일본무대 도전기에는 언제나 일본야구의 텃세가 공공연하게 존재해 왔다고 믿기 때문일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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