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월드리포트] '아베 천하' 만든 일본인의 심리는?…아베의 행보는?

[월드리포트] '아베 천하' 만든 일본인의 심리는?…아베의 행보는?
일본의 아베 총리가 참의원 선거에서 압승을 거뒀다. 말 그대로 대승이다. 대선거구제인 도쿄에서 자민당이 27년 만에 2석을 차지했고, 승부의 관건인 1인 선거구제에서는 모두 29승 2패를 기록했다. 가히 아베 천하이다. 지난해 중의원 선거에 이은 국정선거 2연승으로, 지난 2003년 이후 첫 기록이다. 자민당과 공명당의 연립 여당이  중의원과 참의원을 모두 장악함으로써 아베 총리는 이제 장기집권의 기반을 확보했다.

최근 일본에서 장기집권에 성공한 정치인은 딱 2명밖에 없다. 지난 1982년부터 1,806일 동안 집권한 나카소네 전 총리와 지난 2001년부터 1,980일 동안 정권을 손에 쥔 고이즈미 전 총리가 그들이다. 1946년 이후 일본의 현대 정치사를 모두 살펴봐도 1천일 이상 장기집권을 한 정치인은 모두 6명뿐이다. 선거 결과에 따라 총리가 교체되는 의원내각제인 일본에서, 다음 국정선거가 2016년 7월 참의원 선거라는 점에서 큰 실수를 하지 않거나 건강에 문제만 없다면 최소 2016년까지는 총리 임기가 보장되는 것이다.

한국인의 눈으로 보자면 역사인식 문제 등에서 탈도 많고 말도 많은 아베 총리가 어떻게 이처럼 일본인들의 광범위한 지지를 받을 수 있을지 의문일 것이다. 하지만, 선거는 국내 쟁점으로 판가름나는 것이지, 다른 나라와의 관계에 의해서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 특히, 최근 세계 여러 나라 대부분의 선거는 결국 경제문제가 주요한 쟁점이었다. 아베 총리는 '아베노믹스'라는 쉽고 선명한 경제정책으로 일본인들의 기대감을 충족시켰다. 아베노믹스의 성공 여부는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뭔가 일을 하고 있다는 이미지는 확실하게 각인시킨 것이다. '잃어버린 20년을 되찾자' '강한 일본을 되돌리자!'라는 구호가 최근 상실감에 빠진 일본 국민에게 환각작용을 일으킨 것이다.

야당은 분열과 무능으로 망했다. 지난 3년 3개월간의 통치 기간 무능의 극치를 보였다고 할 수 있는 일본 민주당은 확실한 노선을 보여주지 못했다. 민주당 내에서 개헌파와 호헌파가 존재하는 등 아베 정권의 정책에 대해 확실한 반대노선을 천명하지 못했다. 여기에다 우리로 치면 공천에서 탈락한 후보가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등 표의 분산까지 가져왔다. 무당파층은 이처럼 분열되고 무능한 민주당 보다는 오히려 선명한 공산당을 선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아베 정권의 앞으로의 행보이다. 아베 총리는 현재 모든 것을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정치권력을 양손에 쥔 형국이다. 평화헌법을 개정할 수 있는 개헌선도 확보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연립여당인 공명당만 설득한다면 개헌파가 확보한 의석은 164석으로, 참의원 의석의 3분의 2인 162석을 뛰어넘는다. 자신의 일생의 과업이라고 밝힌 '전후체제의 개편' '보통국가로의 전환'의 상징적·실질적 과제인 평화헌법 개정도 가능한 의석수이다. 물론 개헌하기 위해선 국민투표를 통과해야 하지만, 비록 현재는 개헌에 반대하는 국민 여론이 높다고 해도 국민투표의 최저투표율이 존재하지 않는 상황에서 '투표자의 과반수 찬성'을 얻어 내는 것은 그렇게 어려운 일이 아닐 것이다.

예상은 엇갈린다. '원전 재가동' '소비세 증세' '환태평양경제동반자(TPP) 협정' 등 이제부터 풀기 어려운 실제과제가 눈앞에 놓인 만큼 개헌과 같은 이념문제에 바로 손을 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또 한국과 중국을 비롯한 국제 사회의 반발도 무시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하지만, 아베라는 정치인은 신념적으로 전후체제의 개편을 지향으로 하는 매우 오른쪽에 있는 우파정치인이다. 그리고, 자신이 한번 내뱉은 말은 어떤 식으로 시도하는 직선적인 정치인이다. 경제에 문제가 생겨 자리에서 물러나지 않는 한 '개헌카드'는 시간의 문제이지 언젠가는 꺼낼 것이고, 우리로서는 거기에 철저히 준비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