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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 한 통에 택배로 실탄 배달"…허술한 관리

<앵커>

총포관리가 비교적 철저하게 되고 있는데도 총기 사고나 범죄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더구나 문제는 실탄은 아예 관리 자체가 안 되고 있다는 겁니다.

조기호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 3월, 충남 천안 주택가에서 한 남성이 성범죄를 저지르고 도주하면서 경찰관들에게 엽총을 쏘며 총격전을 벌였던 사건.

5월에는 경기도 하남에서 내연녀를 공기총으로 쏴서 살해하고 자살한 사건도 있었습니다.

총기는 다른 사람에게서 훔치거나 사격장에서 몰래 빼 온 것들이었습니다.

그런데, 총기는 그렇다 치고 실탄은 어디서, 어떻게 구했을까?

[클레이 사격 동호회원 : 총기 관리는 비교적 철저히 되고 있는데 실탄은 누구나 쉽게 구매가 가능하고, 증빙 자료 없이 전화 한 통이면 택배로도 보내주는 게 현실입니다.]

전화 한 통으로 실탄을 살 수 있다는 충격적인 설명.

과연 그런지 총포사에 전화해 봤습니다.

[00총포사 관계자 : 총포사죠? (네, 말씀하십시오.) 좀 급해서 그런데 실탄 두 박스만 보내주세요. 택배로 보내줄 수 있죠? (네, 택배로도 발송해드릴 수 있습니다.)]

이 곳만 가능한 게 아닙니다.

[△△총포사 관계자 : (택배로 보내줄 수 있나요?) 욕심 같아선 (택배로 발송)해야 정상인데, 거기 000씨 있잖아요. 거기서 사시면 될 거예요. 우리가 거기다 밀어주니까.]

설마 설마 했는데 택배로 배달된 실탄 상자들.

안을 열어봤더니 어른 손가락만 한 실탄이 가득 담겨 있습니다.

[총포 화약 안전 관리자 : 여기서 300개의 산탄이 분사되는 거죠.]

현행법상 총포사는 총기 소지 허가증을 직접 확인한 뒤에, 한 명당 하루 400발까지만 팔 수 있도록 제한돼 있습니다.

그런데, 이들 총포사는 총기 허가증도 확인하지 않고, 게다가 택배로, 실탄을 보내는 겁니다.

[손영복/화약류 관리 보안 책임자 : 택배로 실탄이 배송된다라는 것은 엄청난 크게 위험한 일이고요, 옷이나 음식같이 그렇게 배달될 수 있다라고 하는 것은 우리 생명의 위험이 될 수도 있는 얘기겠죠.]

이렇게 택배로 받은 클레이 실탄의 위력을 알아봤습니다.

탄 하나에 쇠구슬이 300개가량 들어 10m 떨어진 수박을 순식간에 산산조각냅니다.

총탄이 지나간 수백 개 자국도 선명하게 보입니다.

콜라병도 마찬가지.

[최해성/클레이 사격 선수 : 전부다 총알이 지나간 자국이고요. 페트병에서도 보시면 알겠지만 굉장히 많은 산탄 총알이 날아간 게 보이시고요. 만약에 인체에 들어가면 상당한 살상력을 갖고 있죠.]

택배로 실탄을 판 총포사를 직접 찾아가 봤습니다.

[00총포사 관계자 직원 : (총포사에서 (실탄을) 택배로 보내주고 있다고 얘기를 들어서요.) 택배 발송은 딱히 안 한다고 (사장님이) 전하라고 (하십니다.)]

배송된 실탄 상자를 갖고 다시 들어갔더니 말을 바꿉니다.

[00총포사 업주 : 저희 아버님이 사장님인데, 사장님이 계실 때 보낸 것 같은데….]

경찰청은 이 총포사를 포함해 취재팀이 확인한 총포사들에 대해 전면 수사에 들어갔습니다.

(영상편집 : 박선수, VJ : 김준호, 김형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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