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취재파일] 시진핑 주석, 박근혜 대통령에게 파격 예우…왜?

[취재파일] 시진핑 주석, 박근혜 대통령에게 파격 예우…왜?
박근혜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초청을 받아 중국을 방문한 것이기는 하지만 연일 파격적인 예우를 받고 있습니다. 공항에 도착했을 때의 상황부터 돌아볼까요, 박 대통령이 공군 1호기에서 내릴 때 박 대통령을 영접한 인물은 장예쑤이 중국 외교부 상무 부부장입니다. 보통 해당 지역을 담당하는 차관급 외교부 부부장이 나오는데, 이날은 외교부 부부장 가운데 가장 서열이 높은 인사가 나왔습니다. 우리 측 외교부 간부들이 놀랄 정도였는데요,

중국은 또, 박 대통령에게 11억 원 짜리 최고급 의전 차량인 '홍치'를 제공했습니다. 장쩌민, 후진타오 등 역대 중국 정상이 군을 사열할 때 탑승했던 특수 방탄차량입니다. 숙소인 영빈관 댜오위타이로 이동할 땐, 박 대통령뿐만 아니라 수행단과 취재진이 이동하는 구간에도 현지 경찰 등을 동원해 교통 통제를 하는 등 경호에 만전을 기했습니다. 이 때문에, 공항에서 댜오위타이까지 1시간 30분 가량 걸리는데, 이날은 20여분 만에 도착했습니다. 숙소는 댜오위타이에서도 가장 등급이 높은 18호로 제공해줬습니다.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 영국의 엘리자베스 2세가 머물렀던 곳입니다.

공식 환영식이 열린 인민대회장에서의 예우도 극진했습니다. 보통 외국 정상이 도착하면 인민대회장 실내에서 기다렸다가 외국정상을 맞이하는데요, 하지만, 시진핑 주석은 인민대회당 앞까지 직접 나와 박 대통령과 악수했습니다. 중국 인민해방군을 사열할 때도 시진핑 주석은 한 발짝 뒤에 서서 박 대통령을 안내했습니다. 두 정상의 첫 정상회담은 예정된 시간을 훨씬 넘겨 버렸습니다. 오후 3시45분부터 4시30분까지 열릴 예정이었던 정상회담은 25분가량 넘겨 4시55분쯤에 끝났습니다. 국빈만찬은 인민대회당에서 가장 크고 화려하다는 '금색대청'에서 열렸고, 만찬장에는 박 대통령이 좋아하는 '행복을 주는 사람', '고향의 봄' 노래가 흘러나왔습니다.

박 대통령에 대한 시진핑 주석의 예우는 여기에 그치지 않았습니다. 시진핑 주석이 박 대통령에게 28일 오찬도 함께 하자고 제의한 건데요, 중국 정상이 방중한 외국 정상이나 국가수반들에게 오ㆍ만찬을 잇따라 베푸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입니다. 게다가 이날 만찬에는 시진핑의 부인 펑리위엔 여사도 참석했습니다. 두 정상이 함께한 시간만 따지면 7시간에 달했습니다.

시진핑 주석이 박 대통령에게 왜 이렇게 특별 예우를 해준 것일까요? 청와대 안에서 여러 말들이 나오지만, 가장 설득력 있는 건, 지난 2005년부터 이어온 두 사람의 특별한 인연 때문인 것 같습니다.

2005년은 시 주석이 저장성 당 서기였을 때인데요, 시진핑 주석은 박정희 전 대통령이 추진한 새마을운동을 배우고 싶어해서 한나라당 대표였던 박 대통령을 만나러 왔습니다. 하지만, 한나라당 당직자들은 제1야당 대표와 성 서기의 만남은 급이 맞지 않는 데다 선약이 있다며 반대했었는데요, 박 대통령이 나중에 이 소식을 듣고, 일정을 취소한 뒤 시 주석을 만났습니다. 중식당에서 2시간 동안 특별 오찬을 했는데요, 공교롭게도 28일 시진핑 주석이 박 대통령에게 베푼 특별 오찬도 2시간이었습니다.

2005년의 만남은, 29일 박 대통령의 칭화대 특강에서도 나왔는데요, "저와 시진핑 주석은 지난 2005년에 처음 만났습니다. 당시 저장성 당 서기였던 시 주석과 만나 '새마을 운동과 신농촌 운동’을 비롯해서 다양한 양국 현안들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이번 방중 성과에 대해선, 시 주석의 예우만큼, 긍정적인 평가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북핵 불용' '탈북자 인권 문제' 등은 제대로 다뤄지지 못했다는 지적도 있는데요, 오랜 친구 사이인 두 정상이 앞으로 민감한 이슈에도, 진지하게 논의해 풀어나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