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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텐트 UV차단코팅 필요한가?

[취재파일] 텐트 UV차단코팅 필요한가?
처음 취재를 시작한 건 텐트에도 UV(Ultraviolet Ray) 즉 자외선 차단 기능을 갖춘 게 인기라는 말을 업계 관계자에게 들어서였습니다. 연일 계속되는 불볕더위에 텐트도 선크림 같은 기능을 갖추고 나온다고 하니, 캠핑을 자주 하시는 분들에게는 그다지 새로운 게 없을 수 있지만, 일단 저로서는 신기했습니다. 그래서 관련 트렌드를 보도하기로 하고, 자외선 차단 효과가 실제로 얼마나 되는지 실험으로 시청자들께 보여드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준비한 건 텐트 두개, 하나는 28만원 짜리 UV차단코팅이 된 텐트였고, 다른 하나는 20만원 짜리로 UV차단 코팅이 안된 텐트였습니다. 한국섬유기술연구소, KOTITI시험연구원과 함께 두 텐트의 자외선 차단 성능을 비교 실험해봤습니다. 내피만 놓고 자외선을 쏘였을 때, 그리고 내피 위에 외피를 덧씌웠을 때 두가지 경우를 상정했고, 자외선 차단 성능 역시 SPF와 '자외선 차단율' 두가지를 모두 측정했습니다.

(자외선의 종류는 자외선A와 자외선B 두가지가 있는데, 자외선B가 인체에 더 유해하기 때문에 자외선B에 대한 차단 지수를 좀더 중요시 여김. 이 자외선B에 대한 차단 지수가 SPF - sun protection factor. 반면 자외선 A와 B 모두에 대한 차단 성능을 종합한 게 '자외선 차단율')

그런데 결과가 좀 이상했습니다. 원래는 UV차단코팅 텐트가 일반텐트보다 얼마나 더 자외선 차단 효과가 좋게 나오느냐가 관건이었는데, 뚜껑을 열어보니 당초 기대와는 정반대였습니다. 두 텐트의 자외선 차단 성능이 거의 똑같게 나온 겁니다.

텐트비교
일단 내피부터 비교해봤는데요, 우리가 흔히 아는 자외선차단지수, SPF를 봤더니 자외선차단 특수텐트가 12, 일반텐트가 11이 나왔습니다. 불과 1밖에 차이가 안난 겁니다. SPF 1 차이라는 건 사실상 차이가 없다고 봐도 무방한데요, 우리가 사용하는 선크림 제품이 SPF 20, 30, 50 등으로 나눠지는 걸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심지어 모든 자외선에 대한 차단지수를 뜻하는 자외선차단율로 따졌을 때는 일반텐트가 86.1%로, 특수텐트 81.1%보다 오히려 조금 더 높게 나오기도 했습니다.

텐트 비교
미리 선입관을 갖고 취재하면 안되겠지만, 결과가 예상과 정반대로 나와 당황스러웠습니다. 단, 외피를 씌운 뒤 측정한 결과에서는 두 텐트 모두 SPF 50이상에 자외선 차단율도 95%이상으로 높게 나왔습니다. 결국 당초 기획의도와 달리 다른 방향으로 보도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자외선 차단 코팅이 된 텐트라고 해서 꼭 자외선 차단 성능이 좋은 건 아니다. 그보다는 외피를 꼭 씌우는 게 자외선 차단에 효과적이다" 이번 취재로 얻게된 교훈, 그리고 급하게 변경해 보도한 기사의 주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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