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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설전은 여기까지…이제는 그라운드에서

월드컵 축구 최종예선 이란전 관전 포인트

브라질 월드컵 최종예선 대한민국과 이란의 맞대결을 앞두고 양 팀의 뜨거운 장외 설전이 화제였습니다.

최강희 감독이 지난 이란 원정 때 푸대접 받은 것을 기억하면서 이란보다 우즈베키스탄이 본선에 올라갔으면 좋겠다고 포문을 열자, 이란의 케이로스 감독은 "최강희 감독이 우즈베키스탄의 유니폼을 입은 모습을 보고 싶다"고 비꼬았습니다.

여기에 양 팀 선수들이 가세하고, 이란 대표팀은 프런트(메디 모하메드 나비 지원팀장)까지 나서 "최강희 감독이 이란에서 푸대접을 받았다고 말한 것에 대해 사과 해야 된다"고 자국 언론과 인터뷰를 하며 치열한 장외 신경전을 펼쳤습니다.

하지만 이 후 손흥민과 이명주 등 우리 선수들이 더 이상 이란과 말다툼을 피하고 경기에 집중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고, 우리를 도발하는 능력(?)에 있어 둘째가라면 서러운 이란의 베테랑 네쿠남이 지난 주말 인터뷰에서 "한국이 사실상 본선행을 확정한 것을 축하한다"고 의외의 립서비스까지 하면서 이제 장외 대결은 막을 내리는 분위기입니다.

이제 모두의 관심이 장외 설전이 아닌 실제 경기로 모아지는 상황에서 이란의 포지션별 경계 대상 선수를 비롯한 이번 대회 관전 포인트를 살펴봤습니다.

1. 경계대상 3인방

이란 취파_500
모든 슈팅은 내가 책임진다! '구찬네자드'(등번호 16번)
최전방 공격수 구찬네자드는 이란 공격 전술의 마무리를 책임집니다. 문전을 향한 패스 대부분이 구찬네자드에게 집중되고, 팀 전체 슈팅의 절반은 이 선수의 몫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입니다. 개인기와 순간 쇄도 능력이 뛰어나고 최근 2경기 연속골로 상승세까지 타고 있습니다.

이란 중원의 사령관 '네쿠남'(등번호 6번)
이란 선수로는 처음으로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 진출하기도 한 네쿠남은 33살의 적지 않은 나이지만 아직도 자타 공인 이란의 에이스입니다. 수비형 미드필더로 공수를 조율하지만 뛰어난 킥력을 바탕으로 이번 최종예선에서 팀 내 최다인 3골을 기록중입니다. 지난 2009년 2월 남아공월드컵 최종예선 한국과 경기에서 프리킥 선제골을 뽑아냈고, 지난해 10월 최종예선 4차전에서는 결승골을 뽑아내는 등 우리를 상대로 강한 면모를 보였습니다. 

수비수야? 공격수야? 측면의 핵 '헤이다리'(등번호 2번)
오른쪽 측면을 책임지는 헤이다리는 수비수라 부르기 민망(?)할 정도로 공격에 적극 가담합니다. 4대 0 대승을 거둔 지난 레바논전에서도 대부분의 위협적인 장면이 헤이다리의 발 끝에서 시작됐습니다. 측면 돌파에 이은 크로스는 물론 2대 1 패스에 이은 슛 또는 크로스, 후방에서 킬 패스를 찔러주는 능력까지 모두 뛰어나 우리 왼쪽 수비수 (아마도 김치우)의 집중 마크가 필요합니다.

2. 베일에 쌓인 '베스트 11'

축구대표팀
최강희 감독은 지난 주말 이례적으로 훈련장을 바꾸고 비공개 훈련을 실시하며 이란전 '베스트 11'에 대해 철저히 보안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부상 당한 김남일과 경고 누적으로 빠진 박종우를 대신해 어떤 선수가 이명주와 함께 중원을 책임질지.. 명예회복이 절실한 이동국과 그동안 상대적으로 소외된 지동원 중 누가 깜짝 선발로 나설지.. 등 최강희 감독의 마지막 한 수는 내일 경기 직전 스타팅 멤버가 발표될 때까지 궁금증을 유발할 것으로 보입니다.

3. 빗 속의 혈전

내일 이란전이 열릴 울산 문수월드컵경기장에는 집중 호우가 예보돼 수중전이 승부의 변수가 될 전망입니다. 수중전의 경험면에서는 우리가 이란보다 유리한 상황이지만 미끄러운 잔디와 불규칙한 공의 바운드 등 의외의 변수가 승부를 가를 수도 있습니다.

4. 뜨거운 응원전

인터넷 예매분과 울산 광역시에 배분된 이란전 티켓이 일찌감치 매진돼 큰 비가 오더라도 4만 2천석 규모의 문수구장이 가득찰 전망입니다. 이란에게는 4천장의 표가 배당됐지만 이란 현지 언론 '페르시안 풋볼'에 따르면 이란 응원단은 1,500명 규모로 꾸려질 예정입니다.

5. 8회 연속 본선 진출

지금까지 8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에 성공한 나라는 브라질(20회, 2014년 대회 자동 진출 포함), 독일(15회), 이탈리아(13회), 아르헨티나(10회), 스페인(9회) 등 5개국에 불과합니다. 우리가 조금은 쉽게 얘기하는 '8회 연속 본선행'은 '토탈사커' 네덜란드도 '월드컵 초대 챔피언' 우루과이도 해보지 못한 대기록입니다.

후반 인저리 타임에 터진 손흥민의 결승골로 이긴 카타르전, 역시 후반 인저리 타임에 나온 김치우의 동점골로 한 숨 돌린 레바논전, 상대 자책골로 승리를 거둔 우즈베키스탄전 등 최근 3경기에서 모두 힘겨우면서도 극적으로 본선행 꿈을 키워온 축구대표팀이 마지막 승부에서는 과연 어떻게 우리를 울리고 웃길지.. 1년 넘게 이어진 월드컵 최종예선 드라마의 주인공이 마침내 내일 밤 가려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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