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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車 렌트 할부, 현대캐피탈만 가능"…속셈은?

<앵커>

현대차 대리점들이 차를 사는 고객들에게 할부로 살 거면 현대캐피탈만 이용하라고 강요하고 있습니다. 고객들이 선택권을 뺏긴 채 비싼 이자를 감수해야 하는 겁니다.

조기호 기자가 집중취재했습니다.



<기자>

수도권의 현대자동차 대리점.

장기간 차를 렌트 하려는데 다달이 결재를 어떻게 하는지 물어봤습니다.

직원은 현대차 계열사인 현대캐피탈을 통해서만 할부금을 내야 한다고 못 박습니다.

[할부 캐피탈은 어디로 해야 하죠?]

[현대차 A대리점 영업사원 : 현대요, 현대캐피탈이요. 죄송합니다. 저희는 타사 캐피탈로는 안 돼요.]

다른 금융기관을 이용하면 차를 못 팔겠다고 말합니다.

[타사 캐피탈을 이용하시려면 다른 데 가서 하셔야 됩니다. 저희는 타사 캐피탈로 계약할 수 없어요.]

또 다른 대리점도 사정은 비슷합니다.

[현대차 B대리점 : 현대캐피탈 외에는 (본사에서) 거래를 못 하게 하니까….]

한 대라도 더 팔아야 할 대리점이 이러는 이유는 뭘까?

현대차 영업사원이 내막을 털어놨습니다.

[현대차 대리점 영업사원 : 매달 지역본부에서 대리점 직원들이 현대캐피탈을 얼마나 썼고, 몇 건을 썼는지 데이터를 다 내려 보내줘요. 다른 캐피탈을 쓰면 '너네 감사 나간다'(그러죠.)]

현대캐피탈로 계약하지 않으면 대리점이나 직원이 불이익을 받는다는 주장입니다.

[출고 정지를 한 달 시켜버리든가, 좌천을 시키거나 아니면 나가야 한다.]

취재진이 전국 300여 개 현대차 대리점 가운데 30곳을 무작위로 확인해보니, 10군데가 현대캐피탈로만 거래를 해야 출고가 가능하다고 밝혔습니다.

문제는 고객에게 강요한 현대캐피탈의 차량 할부 이자가 다른 금융기관보다 비싸다는 겁니다.

현대차 내부 직원의 도움을 받아 다른 금융사와 견적을 비교해봤습니다.

동급 차종을 3년 동안 똑같은 조건으로 렌트할 경우 다른 캐피탈은 3400만 원, 3500만 원 선인데 유독 현대 캐피탈만 4000만 원이 넘습니다.

현대차는 일부 대리점의 상황일 뿐 본사가 지시한 적은 없다고 해명했습니다.

[김춘모/현대차 대리점운영팀장 : 영업사원에게 특정 캐피탈의 상품을 강요하고 있진 않습니다. 만약 고객의 선택권을 방해하는 행위가 있다면 이를 적극 시정하도록 하겠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현대차 렌트나 리스 고객의 82%가 현대캐피탈로만 거래가 이뤄진 데 대해 불공정 행위가 있었는지 조사하고 있습니다.

(영상편집 : 이승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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