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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연속 삼성화재에 격추된 대한항공

3년 연속 삼성화재에 격추된 대한항공
남자 프로배구 대한항공이 3년 연속 정상 문턱에서 좌절했다. 이번에도 상대는 삼성화재였다.

대한항공은 28일 인천도원시립체육관에서 치러진 삼성화재와의 2012-2013시즌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전(5전3승제) 3차전에서 세트 스코어 0-3으로 패해 시리즈 전적 3전 전패로 쓸쓸히 시즌을 마감했다.

이날 대한항공은 2013 스피드스케이팅 종목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각각 금·은메달을 목에 건 모태범·이승훈(이상 대한항공)을 시구자로 내세웠다.

올 시즌 내내 부진하다가 마지막 대회에서 극적으로 부활한 두 선수의 기(氣)를 물려받아서라도 벼랑 끝 3차전에서 반전을 노린다는 심산이었으나 V리그 5연패의 '우승 전문가'들로 구성된 삼성화재의 벽을 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로써 대한항공은 2010-2011 시즌 이래 3년 연속 챔피언결정전에서 삼성화재를 만나 모두 패했다.

7전4승제로 치러진 2011-2012 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 1승을 건졌을 뿐 2010-2011 시즌 4전 전패, 5전3승제의 올 시즌에도 3전 전패라는 참담한 결과를 직면해야 했다.

신치용 삼성화재 감독은 이번 챔피언결정전을 앞두고 "김종민 감독 대행의 경기 스타일을 잘 알지 못하는 게 가장 큰 고민거리"라고 말했지만 '엄살'에 지나지 않았다.

최근 두 시즌 연속 챔피언 트로피를 두고 대한항공과 맞붙어 8승1패의 압도적인 전적을 쌓으면서 선수들이 쌓은 자신감이 가장 큰 무기였다.

반대로 대한항공은 삼성화재를 상대로 큰 경기에서 제대로 이겨보지 못한 징크스가 결국 이번 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도 그대로 재현됐다.

정규리그에서라도 삼성화재를 맞아 승수를 쌓았다면 이번만은 다를 것이라는 자신감이 생겨났을지 모르지만 대한항공의 올 시즌 삼성화재전 전적은 6전 전패였다.

정규리그를 3위로 마치며 7년 연속 포스트 시즌에 진출한 대한항공은 2위 현대캐피탈과의 플레이오프(3전2승제)에서 2연승을 거두고 챔피언결정전을 준비했다.

대한항공이 24일 적지에서 열린 챔피언결정전 1차전에서 1세트를 따낼 때만 해도 플레이오프의 상승세를 그대로 이어가는 듯 보였다.

하지만 대한항공은 2세트부터 대폭발한 삼성화재의 주포 레오 마르티네스(쿠바)의 파상공세를 막지 못하고 경기를 그대로 내주고 말았다.

1차전을 빼앗기며 시리즈의 주도권을 잃은 대한항공은 이틀 후 치러진 2차전에서 또다시 1세트를 먼저 챙기고도 삼성화재의 뒷심에 밀려 역전패를 당했다.

특히 2차전은 삼성화재 선수들이 스스로 인정할 정도로 컨디션이 좋지 않았음에도 승부처에서 집중력을 잃었다.

쉬운 수비는 물론 공격 기회에서 우왕좌왕하는 모습이 이어졌다. '플레이오프의 영웅' 김학민은 공격 성공률이 40.48%에 그쳤다.

김학민은 이번 챔피언결정전이 4월 입대 전 마지막 우승 기회라는 부담감에 스스로 짓눌린 듯 보였다.

2차전에서 세트 스코어 1-1로 맞선 3세트 23-23에서 김학민의 강타가 상대 세터 유광우의 블로킹에 가로막힌 장면은 대한항공에는 두고두고 아쉬운 장면이었다.

대한항공은 안방에서 열린 3차전에서도 레오의 날카로운 강타를 막아낼 대책을 찾지 못했다.

확실한 '해결사' 레오가 승부처에서 차곡차곡 득점을 올린 반면 대한항공은 네맥 마틴(슬로바키아), 김학민, 곽승석이 돌아가며 결정타를 때렸지만 지나치게 어깨에 힘이 들어간 나머지 범실만 양산했다.

대한항공은 결국 올 시즌은 반드시 삼성화재를 넘어서야 한다는 중압감을 극복하지 못하고 1~3차전 모두 삼성화재보다 더 많은 범실을 저지르며 자멸했다.

선수들이 흔들릴 때는 중심을 잡아주는 것이 감독의 임무지만 신영철 전 감독 경질 뒤 지휘봉을 잡은 김종민 감독 대행에게 그 역할을 기대하기에는 초보 사령탑의 한계가 분명히 있어 보였다.

(인천=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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