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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별장 있던 '저도', 70여 년 통제돼 논란

70년 가까이 출입통제된 '저도'…주민 반발

<앵커>

70년 가까이 일반인의 출입이 통제돼 고립된 섬이 있습니다. 과거 대통령의 바다 별장이었던 청해대가 있는 저도입니다. 이곳이 마치 성역처럼 남아있는 이유가 뭘까요?

조기호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기자>

한반도 남쪽 끝자락에 있는 섬, 저도입니다.

거제도에서 배를 타면 불과 2~3분이면 닿는 곳이지만 주민들에겐 너무나 먼 곳 입니다.

[박명관/거제시 장목면 발전협의회 회장 : 해군에서 민간인들이 저도에 마음대로 출입도 못하게 하지, 어로 행위도 통제하기 때문에….]

배를 타고 돌아보니 골프장이 보이고 새로 지은 건물도 눈에 들어옵니다.

섬 한 켠에는 군함 한 척이 정박해 있습니다.

섬 안으로 들어가려 하자 군인들이 몰려나옵니다.

[저도 주둔 해군 관계자 : (SBS에서 왔는데요, 잠깐 들어가도 될까요?) 안 됩니다. (여기 마을 주민하고 같이 왔는데도요?) 여기는 군사지역이기 때문에 일반인이 다니시면 안 됩니다.]

군사지역이라서 출입을 통제한다는 말에 주민들은 크게 반발합니다.

거가대교가 저도 위를 지나면서 섬 내부가 훤히 보이는데 군사지역이란 게 말이 되냐는 지적입니다.

주민들은 군이 저도를 통제하는 진짜 이유를 바다의 청와대로 불리는 대통령 별장, 청해대에서 찾습니다.

그러나 청해대는 지난 1993년 대통령 별장에서 공식 해제됐습니다.

대통령이 방문하는 시점을 제외하곤 출입을 통제할 법적 근거가 없단 얘기입니다.

그런데도 해군은 일년 내내 군사지역으로 통제하고 있습니다.

더 이해하기 힘든 건 대통령이 찾지 않을 땐 해군과 그 가족에게 청해대가 개방된다는 사실입니다.

대통령 때문에 통제하는 건 1년에 1~2차례에 불과하고 평상시엔 해군 휴양지인 셈입니다.

[해군 관계자 : 저도에서 장병들하고 군 가족들하고 쉴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저도를 국민에게 돌려줘야한다는 여론이 높지만 거제시청은 군과 정부의 눈치만 보고 있습니다.

[거제시청 관계자 ; 행정적으로 공무원이 하는 부분은 공적인 부분이 되기 때문에 (저도 개방 문제를) 쉽게 표현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어요.]

저도 개방 문제는 충북의 대통령 별장이었던 청남대에서 해법을 찾을 수 있습니다.

2003년 국민에게 개방한 뒤 지금은 연간 70~80만 명이 찾는 국민 관광지로 거듭나 지역 경제에 큰 보탬이 되고 있습니다.

대통령이 살고 있는 청와대도 개방하는 시대입니다.

수십 년 동안 통제해 온 저도를 이제는 국민의 품으로 돌려줘야 할 때입니다.

(영상취재 : 김현상, 영상편집 : 박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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