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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연예인 조공? 기부화환도 있어요

[취재파일] 연예인 조공? 기부화환도 있어요
도시락 하나에 수십만 원!

최근 SBS 8뉴스에서 자신이 좋아하는 연예인에게 수십만 원에 달하는 도시락을 선물하는 이른바 '연예인 조공'의 문제점을 보도했습니다. '종속국이 종주국에 예물을 바친다'라는 '조공'의 원래 뜻인데, 팬들이 자발적으로 연예인에게 선물(예물)을 바치는 풍속으로 바뀐 겁니다. 그러나 팬 클럽 간의 경쟁에다, '비싸면 좋다'는 그릇된 인식 등이 겹치면서 도를 넘는 선물 경쟁으로 이어지고 있는 겁니다.

물론, 팬들의 연예인 사랑 자체를 잘못이라고 지적할 수는 없습니다. 아이돌 연습생이 백만 명에 이른다는 일부 보도처럼, 이미 연예인은 청소년들에게 우상이고 선망입니다. 좋아하는 연예인을 응원하고, 선물로 마음을 전하면서 만족감을 느낀다면 이는 되레 스트레스를 날려 버리고 열정의 에너지를 생산하는 긍정의 비타민이 될 수 있습니다. 특히, 청소년들이 누릴 만한 문화적 토대가 부족한 현실과 무한경쟁, 주입식 교육에 지쳐 있는 아이들의 처지를 생각하면 이해의 폭은 더 넓어집니다.

다만, 그 열정의 표현이 건전하고 상식적인 방법으로 드러나면 더 좋을 거라는 얘기입니다. 그게 뭐냐고요?
일부 팬들이 하고 있는 한가지 긍정적인 예를 전합니다. 바로 기부 화환입니다.

기부 화환은 결혼과 장례 등 경조사 때 등장하는 화환, 즉 꽃 장식이 행사 뒤 그냥 버려지거나 처치 곤란으로 전락하는 것을 막고, 동시에 어려운 이웃들에게 도움을 준다는 취지로 등장했습니다. 꽃 대신 쌀을 기부하는 쌀 화환을 시작으로 지금은 연탄 화환, 라면 화환 등 종류도 다양해졌습니다. 팬들이 스타의 이름으로 선물한 기부 화환은 푸드뱅크 같은 사회, 봉사단체를 통해 어려운 이웃들에게 전해집니다. 경제위기로 기부가 준 요즘, 스타 이름의 기부 화환은 사회복지기관에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에는 가격 폭락으로 어려움을 겪는 농가까지 돕는다는 뜻이 더해져 달걀 화환이 생겨났고, 동남 아시아의 어려운 아이들의 자립을 돕는 망고 화환도 등장했습니다. 그야말로 1석 3조, 1석 4조의 효과가 아닐 수 없습니다. 

남들과 다른 나만의 개성을 중시하는 청소년들의 팬 사랑이 나와 함께 사는 남을 위한 배려의 나눔으로 표현된다면 어떨까요? 아이돌 가수의 공연장이 기부화환으로 가득찬 기분좋은 상상을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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