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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인터뷰] 에이미, 출소 그 후 "일부 연예인들이 프로포폴 유혹에 빠지는 이유는…"

[단독 인터뷰] 에이미, 출소 그 후 "일부 연예인들이 프로포폴 유혹에 빠지는 이유는…"
‘우유주사’라고 불리는 프로포폴의 공포가 다시 한겨울 칼바람만큼 매섭게 연예계에 불고 있다. 연예인 최초로 프로포폴 불법 투약으로 구속 수감됐던 방송인 에이미는 지난해 11월 징역 8개월, 집행유예 2년과 사회봉사활동을 명령 받고 지난해 11월 춘천교도소 문을 나섰다. 법원의 처분을 받고 사회에 나왔지만 에이미는 어쩌면 추위보다 더 싸늘한 시선과 편견 속에서 살고 있다.

“이 인터뷰 꼭 해야 하나요?” 수화기 너머 에이미의 목소리에는 출소 이후 응했던 2번의 방송인터뷰에서 받은 상처가 느껴졌다. 기자는 에이미에게 지난해 2번이나 춘천지방법원을 찾아 취재를 했고 짤막하게나마 출소 직후 인터뷰를 했던 인연을 설명했다. 또 프로포폴 광풍이 다시 불고 있는 최근 연예인들이 왜 프로포폴에 쉽게 중독되며, 그리고 에이미가 왜 싸늘한 시선 속에서도 재기를 꿈꾸는 지 궁금하다며 에이미를 설득했다.

지난주 올 겨울 들어 첫 한파주의보가 내렸던 유독 추웠던 날. 서울 한남동의 한 카페에서 에이미를 만났다. 2달만이었다. 에이미는 출소 직후보다 오히려 훨씬 야윈 듯 했다. “제가 또 사람들 앞에서 ‘죄송합니다. 잘하겠습니다.’라고 말하는 게 얼마나 진심으로 들릴까 나오기 전에 고민 많이 했어요. 제가 소년원에서 아이들과 만나며 봉사활동을 하는데요. 그 아이들에게 힘내라고 하면서 정작 제가 겁쟁이처럼 숨어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 않았어요. 그래서 나왔어요.”

Q. 그래도 생각보다 밝은 모습이어서 다행이네요. 몸은 좀 괜찮아요?

“웃으며 다니니까 ‘아직도 철 안 들었네.’ 하시는 분들 많을지도 모르겠어요.(웃음) 긍정적으로 생각하지 않으면 너무 힘드니까 웃으려고 노력해요. 수감되기 직전에 간수치가 일반인에 수십 배였어요. 지금은 C형 간염으로 3~4일 아프다가 또 괜찮고. 그러다가 또 아프고 그래요.”

Q. 법원에서 명령한 사회봉사활동을 다 마쳤죠? 요즘 소년원에서 봉사활동하고 있단 얘기를 전해 들었어요.

“소년원 사정으로 최근에 2주일 정도 쉬고 있어요. 우리나라에 소년원 수가 어떻게 되는 지 혹시 아세요? 총 10곳인데요. 아직 3곳밖에 못 가봤어요. 얼른 7곳을 찾고 아이들 만나고 싶어요.”

Q. 소년원을 찾은 이유가 따로 있나요?

“‘죄 지은 애들을 뭐하러 돕나’라는 말도 들어봤는데요. 저도 죄인이지만 그 아이들을 상처를 보듬어주고 싶었어요. 처음 봉사 다녀온 날을 잊지 못해요. 아이들이 눈에 아른아른 거리고 말로 할 수 없이 벅찼어요. 살면서 그런 기분 처음 느껴봤어요. 많은 사연들을 접했어요. 소년원에서 공부 열심히 해서 사회 나가서 대학까지 붙은 아이가 있었거든요. 근데 등록금도 없고 살기도 힘들어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어요. 또 한명은 모범적으로 생활하고 모범수로 출소했는데, 막상 나가니까 너무 배고파서 제 발로 소년원에 다시 걸어들어왔어요. 그런 얘기를 들으면서 제가 얼마나 나약했는지를 깨달았어요. 그리고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Q. 방송에 나오진 않지만 주위의 싸늘한 시선 많이 받았죠. 상처를 받진 않았어요?

“솔직히 말하면 그저께인가 길에서 어떤 분이 ‘집행유예 받은 주제에 어딜 돌아다니냐.’고 욕하셨어요. 집에 뛰어 들어가서 정말 많이 울었어요. 그 때 소년원 아이들이 떠올랐어요. 죄인이고 정말 잘못한 일이지만, 벼랑 끝에 있을 때 누군가 벼랑에 밀어버리면 밑바닥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잖아요. 이불 싸매고 울 수만은 없다고 다시 용기를 내서 나왔어요.”

Q. 수감 생활 얘기를 안할 수 없는데요.

“교도소는 지옥이에요. 사회에서 격리된 외로운 곳. 수갑을 찼을 때 그 차가운 느낌, 어머니가 처음 면회 왔을 때 가슴 터질 것 같은 슬픔은 잊지 못하죠. 하지만 정말 죗값을 달게 받으려고 했어요. 울고 힘들어하기 보다는 진짜 인생을 돌아보면서 죄를 뉘우치고 싶었어요. 그래서 병보석도 거부했고요.”

Q. 보석신청을 거부했다는 말은 처음 들었는데요.

“제가 간염이 너무 심해서 제대로 수감생활을 할 수 없는 지경이었어요. 가족들은 제 건강을 걱정해서 병 보석을 신청했어요. 판사님이 물어보셨어요. ‘정말 아프냐.’고요. 어차피 저는 죄인이고 그렇게 나간다고 달라질 건 없잖아요. ‘아뇨. 괜찮습니다. 있을 만 합니다.’라고 대답했어요. 변호사는 옆에서 한숨을 푹푹 쉬었지만요.”

Q. 하지만 출소한 지 나흘만에 인터뷰를 하고 ‘교도소 안이 더 좋았다’는 발언은 ‘진짜 에이미가 반성을 하고 나온 게 맞나’라는 의구심을 갖게 했는데요?

“사실 출소 이후에 인터뷰를 정말 안하고 싶었는데요. 소속사도 없고 일 봐주시는 실장님까지 쓰러진 상태에서 정말 악의적인 보도가 계속 나왔어요. 심지어 ‘마약중독자’라는 말까지 기사에 나왔어요. 이러면 안되겠다는 마음에 인터뷰를 응했는데. 제가 한 발언들이 그렇게 편집될 줄은 몰랐어요.”

Q. ‘교도소 안이 더 좋았다’는 발언은 직접 한 게 맞잖아요.

"말이 좀 어눌한 게 화근이 된 거죠. ‘교도소 안이 더 좋았다’는 말을 하고 이후에 그 이유를 설명했는데 그건 다 편집됐어요. 교도소는 사회에서 격리된 지옥이 맞아요. 하지만 교도소에서 이해관계 없이 살아가는 공동체를 처음 겪어봤어요. 그리고 이름 없는 꽃 한송이에게서 소중함을 처음 느껴봤어요. 저를 잡은 경찰관님, 조사해주신 검사님에게 감사해요. 그분들 덕에 죗값받고 교도소 아니었으면 얻지 못했을 교훈을 얻었어요. 그런 뜻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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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부잣집 딸’이 철 없이 한 짓이라고 생각해서 더 손가락질 하는 분들도 많을 텐데요?

“물론 잘 키워주신 부모님 덕에 감사하게 산 건 사실이에요. 하지만 남들에게 말하지 못할 고민도 있어요. ‘돈 많은 애’라고 생각해서 접근하거나 협박받았던 적도 있어서 사람에게 받은 상처도 컸죠. 그런 말은 못하잖아요. 이미 제 방송 이미지는 그렇고 그 이미지가 아니면 출연도 어렵고. 투정같이 느끼실 테니까 안에 혼자 삭힌 게 너무 많아요. 돈이 많다고 꼭 행복할까요? 방송에서 비쳐진 것만큼 부자도 아니예요.”

Q. 본격적으로 프로포폴 이야기를 해볼까요?

“이제는 프로포폴의 ‘프’자만 나와도 소름이 돋아요. 힘든 걸 잠시 잊으려고 나쁜 약에 손을 대면 인생 자체가 무너지는 게 한순간이라는 걸 깨달았어요.”

Q. 오래 전부터 심한 불면증을 앓아왔죠? 좀 고쳤나요?

“아직 고치지 못했어요. 새해 소망이, 2013년에는 불면증 꼭 고치고 싶어요. 일단 간염 치료를 받고 밝고 바쁘게 지내면 고쳐지지 않을까요.”

Q. 연예계 프로포폴 사태가 겉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는데요? 연예인들은 왜 프로포폴에 빠지는 걸까요? 정말 스트레스 때문일까요?“

“연예인들은 스트레스가 많고 불규칙한 생활 때문에 불면증을 앓는 사람들이 많아요. 또 연예인이 주목을 받는 직업이다 보니까 다들 활발해 보이는데 웃기는 사람들 조차도 정말 심한 우울증을 겪는 사람들이 있어요. 화려해보이지만 안에는 정말 텅 비었거든요.”

Q. 프로포폴을 오남용하면 죽음에까지 이를 수 있는 위험한 약물이잖아요. 왜 그런 유혹에 넘어가게 될까요?

“저 역시 프로포폴의 위험성을 아무에게도 듣지 못했어요. ‘연예인들의 피로회복제’, ‘칵테일 주사’ 등으로 들었고 자연스럽게 닿게 됐어요. 제가 유통망 아니냐고 하시는데, 검찰에서 다 밝혔듯 그건 아니예요. 수렁에서 나와보니 프로포폴이 얼마나 위험한지, 제가 했던 행동들이 얼마나 철 없던 행동이었는지 알게 됐어요. 다시는 저 같은 선택하지 마세요.”

Q. 응원보다는 싸늘한 시선이 더 많을 수 있는데 굳이 연예계에서 힘들게 재기하려는 이유가 뭔가요?

“이유는 딱 하나예요. 응원해주시는 분들을 위해서. 그리고 소년원 아이들을 위해서요. 사실 전 연예계에 발들일 사람이 아니었어요. 응원해주시는 분들이 있어서 지금까지 왔거든요. 그리고 개인적인 이유도 있어요. 제 일을 맡아주시는 이호찬 실장님은 박용하 씨 매니저였다가 박용하 씨가 세상을 떠난 뒤 절 만났고 아무것도 아닌 저를 위해 모든 걸 쏟아부었던 분이세요. 영화 '라디오스타'처럼요. 제가 구속되고 쓰러지셔서 지금 건강이 정말 안 좋으세요. 그분에게 보답하고 싶어요.”

Q. 마지막으로 복귀하게 되면 어떤 활동을 할 건가요?

“제가 뭘 할 수 있을까란 고민이 많아요. 타이틀도 정확하지 않은 연예인이잖아요. 하지만 저는 30여년 인생에 밑바닥을 가봤잖아요. 제가 할 수 있는 몫이 있다면모든 지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에이미는 지난 4월 서울 강남구의 한 네일숍에서 프로포폴을 소지하고 직접 투약한 혐의로 구속된 뒤 집행유예로 나와 죗값을 치르고 있다. 현재 프로포폴의 불법 유통을 수사 중인 검찰이 현역 여성 연예인 3명의 프로포폴 투약 정황을 포착하고 이와 관련된 병원 관계자들을 이달 말까지 사법처리할 방침으로 밝혀 여전히 '프로포폴의 폭풍'은 사그라지지 않았다.

한편 에이미 출소 이후 심경과 연예계에 광풍처럼 불고 있는 프로포폴 사태와 관련해 연예인들이 프로포폴의 유혹에 쉽게 빠지는 이유 등을 담은 인터뷰는 14일 저녁 7시 SBS E! 연예정보 프로그램 'K-STAR NEWS'를 통해서 자세하게 전달될 예정이다.

kykang@sbs.co.kr       

(SBS 통합온라인뉴스센터 강경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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