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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남편과 다시 결혼하시겠습니까?

집안일 열심히 하겠습니다

[취재파일] 남편과 다시 결혼하시겠습니까?
기사를 쓰는데 가장 곤란한 경우가 어제 같은 날이었습니다. 누군가를 꼬집는 기사를 써야 하는데 막상 제가 그 대상과 같은 잘못을 저지르고 있을 땝니다. 바로 ‘남편이 집안일을 돕지 않는다’라는 기사였습니다.

얘기는 이렇습니다. 30대부터 50대까지 부부에게 물었습니다. 결혼생활에 만족하느냐고 말이죠. 그랬더니 남편은 71.8%가 만족한다고 했는데 부인은 59.2%밖에 안됐습니다. 그래서 또 물었습니다. 다시 결혼하라고 해도 지금 배우자와 살겠냐고 말이죠. 남편은 50.6%가 그러겠노라고 답했지만 부인의 대답은 충격적이었습니다. 단 30.5%만 “Yes"라고 답한 겁니다. 불만이 많은 것이죠.

통계청의 조사 결과였는데, 그렇다고 “왜 다시 결혼을 안 하려고 하느냐”고 되묻는 질문은 없었습니다. 다른 질문에서 이유를 유추를 해야 했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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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눈에 띄는 질문이 바로 가사 분담률이었습니다. 결혼 전 20대만 해도 남자도 57%가 공평하게 집안일을 나눠서 해야 한다고 답했습니다. 그러면 결혼 뒤에 이 약속을 과연 지키느냐, 그렇지가 않았다는게 결론입니다. 무려 80%가 부인이 대부분의 집안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주부가 많지 않느냐”고 하실지 모르겠지만, 맞벌이 가정도 크게 다를 바가 없었습니다.

4,50대 가정의 경우에 남편은 30분 정도 밖엔 집안일을 안 하는데, 여성은 3시간 반을 했습니다. 60대가 돼서야 남편들이 한 시간 정도 집안일을 하긴 하지만 몇 십 년 쌓인 불만이 풀어질 리가 없죠. 그래서 이제 부인이 곰국 끓여 놓고 여행가는 CF까지 나오게 된 것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원래는 이 기사를 8시 뉴스에 출연 형식으로 풀어보려고 했습니다. 이런 저런 어려움이 있어서 다행히(!) 기사가 아침뉴스로 갔고 제 얼굴 나가지 않고 리포트가 됐습니다. 그런데 출연용 기사를 쓰다 보니 아무래도 저 자신부터 반성이 됐습니다. 사실 집안일 잘 안 돕거든요. 그래서 말미에 이런 문장을 넣었더랬습니다. “저부터 좀 반성이 되는 조사결과입니다”라고 말이죠.

그래서 어젯밤, 일 마치고 돌아온 집사람에게 “오늘 좀 마음이 켕기는 일이 있었는데, 앞으론 집안일 좀 열심히 할게.”라고 말을 건넸습니다. 물론 ‘갑자기 왜 이러지’라는 눈빛이 돌아오긴 했지만 말이죠.

우리나라 남녀들의 더 자세한 생각 차이를 보고 싶으시면 통계청 사이트(kosis.kr)에 들어가 보시면 됩니다. 20대 남녀의 결혼관 같은-20대 여성은 35%가 남자 경제력을 주로 보는데 남자 외모는 5%만 따지더군요!-재미있는 통계들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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