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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시간째 운전 중"…위험천만 버스 아찔

<앵커>

하루에 15시간을 운전하는 버스 기사들이 있습니다. 많은 승객을 태우고 하루걸러 하루꼴로 이렇게 고된 근무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당연히 위험합니다. 사고도 잦습니다.

유덕기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기자>

새벽 5시 반.

하루 일하고 하루 쉬는 경기도 지역 버스 기사 김상혁 씨가 출근을 위해 집을 나섭니다.

오전 6시 반.

첫 운행을 위해 운전석에 앉습니다.

[김상혁/경기도 시내버스 기사 : 오늘 제가 6회 전하는 날, 6번 왕복해서 18시간 정도 근무를 하게 되죠.]

2번의 왕복 운행 뒤에야 겨우 조금 쉴 수 있습니다.

[아침에 나올 때 기본적으로 김밥 같은 것을 싸갖고 나와서 시간이 안 되면 차에서 먹고 바로 나가는.]

사람들 타는 장면들 운전석에 앉아 같은 길만 왕복 4번째 운행.

10시간이 지나자 머리가 무거워지고 눈이 아파져 옵니다.

어느새 마지막 운행.

[지금 18시간 정도 운전을 했고요. 곤해서 눈이 빠지는 것 같고. 힘드네요.]

하루 8시간씩 두 개 조가 일하는 서울 등 광역시 버스기사들과 달리 경기도지역 버스 기사들은 하루 일하고 하루 쉬는 격일 근무를 합니다.

짧게는 15시간, 길게는 18시간 운전을 한다는 얘기입니다.

[윤간우/녹색병원 직업환경의학과장 : 운전시간이 10시간 이상 초과되면 소주 4분의 1병 정도 먹은 수준의 운전능력 감소를 보입니다.]

출근길 도로 턱을 넘어선 버스가 옆으로 쓰러져 시민 11명이 다치고, 시외버스가 앞서 가던 또 다른 버스를 들이받아 승객 15명이 다칩니다.

이런 사고가 모두 장시간 운전에 따른 졸음운전 때문이라는 게 기사들의 주장입니다.

[동두천 사고 버스기사 : 신호를 받다가도 깜빡 졸아요. 눈을 뜨면 순간적으로 어디로 가야 하는지 (생각이 안 나죠.)]

한 통계를 보면 격일제 근무 버스 기사의 사고 발생률은 하루 2교대제 기사의 두 배에 가깝습니다.

격일제를 하면 하루 2교대제보다 필요한 기사수가 적어져 비용을 줄일 수 있습니다. 회사 측이 악착같이 격일제를 유지하는 이유입니다.

[버스노조 관계자 : (버스를) 100대로 가정하면, 2교대제가 격일제에 비해 80명을 더 고용해야 한다는 거죠. 결국 사람을 적게 뽑고서 차를 운영하기 위해서….]

버스기사의 건강과 시민의 안전이 달려 있는 만큼, 버스기사의 근무제도 개선을 유도할 수 있는 대책을 당국은 조속히 마련해야 합니다.

(영상취재 : 서진호, 주용진, 장운석, 영상편집 : 김경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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