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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앞에 택배물품 '산더미'…아수라장

아파트 자체 관리 통합택배, 주민들 혼란

<앵커>

서울 잠실의 한 대단지 아파트에서 택배를 두고 한바탕 난리가 났습니다. 아파트 자체적으로 통합택배라는 걸 실시하면서 생긴 일인데 이게 잘 안돼서 싸움까지 벌어졌습니다.

장훈경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기자>

아파트 주민들이 단지 밖에 쌓인 택배 물품을 찾느라 정신이 없습니다.

[(온 사람들 물품 먼저 찾아주시면 안 돼요? 찾으러 왔는데 많이 기다려야 되잖아요.) 문자는 제가 아니라 (회사에서 보낸 거라.)]

아기를 데리고 나온 할머니도,

[아파트 주민 : 아기 재워야 되는데 (택배 찾느라) 여기서 마냥 있을 수 없잖아요.]

다른 약속이 있는 주민도 모두 아우성입니다.

[이기쁨/아파트 주민 : 저희가 택배를 시키는 건 집까지 편안하게 받기 위해서 하는 건데, 만약에 쌀 같이 무거운 거 시킨 사람은 어떻게 하겠어요? 직접 들고가야 하는 거 잖아요.]

급기야 주민과 입주자 대표 간에 말다툼도 벌어집니다.

[주민 : 불편하니까 불편하다고 그러죠. 언제 나한테 얘기했어요? (입주자 대표 : 아니 방송을 내가 그만큼 했으면…) 방송을 그렇게 해도 내가 못 들은 걸 어떻게 합니까?]

이렇게 택배 물품이 쌓인 건 아파트에서 택배를 관리하기로 하면서 택배회사 차들을 아파트로 진입하지 못하게 했기 때문입니다.

아파트 측은 택배 회사들이 택배 물품을 가져오면 이른바 '통합 택배' 업체가 물품을 일괄 수거해 5천500여 세대 각 가정에 배달하기로 했습니다 .

[김태준/입주자대표회장 : (택배 차량으로 인한) 안전사고를 예방하는 게 첫 번째 목적이고요. (엘리베이터 사용료를 낮출 수있어) 전력난에 비상이 걸린 국가적으로도 굉장히 좋다고 생각하고.]

그러면서 아파트 측은 기존 택배업체들에게 통합택배 운영비 명목으로 물품 한 건당 880원에서 1천200원의 별도 요금을 요구했습니다.

하지만 택배기사들이 크게 반발했습니다.

택배회사에 지입 형태로 소속된 기사들은 2천 원 정도의 택배비 가운데 집하, 물품 분류비와 기름값 등을 빼고 나면 물품 한 건당 평균 750~850원이 남는 실정에서 통합택배비까지 지불하면 남는 게 없다는 입장입니다.

[엄기원/택배기사 : 저희가 받은 단가가 있으면 그 단가보다 훨씬 상회하는 단가를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손해가 나는 거죠, 저희가. 손해가 나면서 배달을 할 수는 없습니다.]

결국, CJ, 한진, 현대 등 업계 상위 업체 대부분이 통합택배를 거부하면서 혼란이 벌어지고 있는 겁니다.

물류업체측은 통합택배가 확산되면 결국 요금인상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합니다.

[한국통합물류협회 관계자 : 현재 요금을 갖고는 (통합택배) 서비스를 할 수 없잖아요. 2천 원 받던 걸 3천 원 받아서 1천 원은 통합택배 쪽에 넘겨줘야 하기 때문에 소비자 추가 부담이 발생 되죠.]

주민을 위해 도입했다는 통합택배가 오히려 주민들의 부담을 가중시킬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설민환, 영상편집 : 채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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