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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은행-증권사 연합군, 신용카드사와 한 판 붙는다

[취재파일] 은행-증권사 연합군, 신용카드사와 한 판 붙는다
우리가 물건을 살 때 현금이 아니라면 신용카드나 직불형 카드를 긁는다. 이렇게 오프라인 결제 시장은 현재 카드사와 은행이 독점하고 있다. 그런데 이 시장에 증권회사의 참가가 가능해진다. ‘금융IC공동업무 참가기관’에 새마을금고와 신협 등 서민금융기관과 함께 증권회사의 참여가 허용됐기 때문이다.

- 현금카드 결제 서비스란?
은행에서 통장을 만들면 IC칩이 내장된 현금카드를 발급해 준다. 지금은 이 카드로 CD나 ATM기에서 입출금하거나 계좌이체를 할 수 있다. 그런데 이 현금IC카드로 계좌 잔액 내에서 결제까지 가능하게 하는 사업이 현재 추진되고 있다. 현금IC카드를 일종의 직불형 카드化 하는 사업이다. 금융결제원을 중심으로 16개 시중은행이 현재 이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사업 개시는 오는 7월을 목표로 하고 있다.

- 증권회사가 참여하면 무엇이 달라지나?
금융결제원은 이 달 초 주요 증권사와 서민금융기관들을 상대로 설명회를 열었다. 금융IC카드 공동업무에 참가하라는 것이다. 증권회사가 이 사업에 참여하면 주식투자를 위해 증권회사에 계좌를 만들 때 발급해 주는 증권카드로 이제는 물품 값 결제까지 가능해진다. 주식 투자자는 굳이 은행에 가서 직불형 카드를 따로 만들 필요가 없다. 현재 증권계좌의 최대 약점은 결제 기능이 없다는 점. 개인 고객(특히 직장인)의 주거래 계좌 지위를 놓고 은행과 경쟁을 벌이던 증권회사들은 가장 큰 약점(결제 기능)을 어느 정도 커버할 수 있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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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증권카드로 결제만 되나?
증권카드의 활용도가 높아질 수 있다. 증권회사가 이 사업에 참가함으로써 앞으로 증권카드에 결제 기능 외에도 전자화폐, 폰ATM 등 IC칩으로 가능한 서비스가 추가될 수 있다. 

- 증권회사는 과연 이 사업에 참여할까?
이 사업을 가장 못마땅하게 생각하는 건 카드회사다. 결제 시장에서 은행연합군 외에 증권회사라는 새로운 경쟁자와 싸워야 하기 때문이다. 삼성증권이나 신한금융투자처럼 계열사에 카드회사가 있는 일부 증권회사는 고민스러울 수 있다. 하지만 참여하지 않을 수 없어 보인다. 결제기능을 제공하는 다른 증권회사와의 경쟁을 먼저 걱정해야 할 처지이기 때문. 증권회사로는 고객 기반을 확대하는 것 외에도 새로운 수익원을 확보할 수 있다. 현금IC카드로 결제가 이뤄질 때 발생하는 가맹점 수수료를 VAN(결제대행업체)사 등과 나눠가질 수 있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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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금IC카드 결제 시스템 구축은 성공할까?
관건은 IC 단말기의 보급과 가맹점 확보다. 현재 마그네틱 라인과 IC칩을 함께 인식하는 단말기는 전체 가맹점의 32%에 보급돼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금융당국은 2014년까지 모든 MS 단말기를 IC 단말기로 교체한다는 계획이다. 현금카드에 내장된 IC칩의 정보를 읽을 수 있는 단말기의 보급이 빨리 이뤄지는 게 현금IC카드 결제 시스템 성공의 일차적인 조건이다.

과거 직불형 카드의 보급이 기대에 못 미쳤던 것은 가맹점 확보가 미진했기 때문. 단시간 내에 현금IC카드 결제망에 많은 가맹점을 끌어들이는 게 필요하다. 금융결제원은 대형 마트 등 카드 사용이 많은 곳부터 가맹점으로 모집해 나갈 예정이다.

현금IC카드 결제 서비스 사업은 유리한 조건을 지니고 있다. 우선 현금카드는 거의 누구나 한 장씩 가지고 있을 만큼 저변이 넓다. 정부도 정책적으로 신용카드보다 직불형 카드 사용을 권장하고 있다. 가맹점망부터 새로 구축해야 하는 신생 사업의 악조건을 상당 부분 상쇄할 수 있는 요소다. 과연 은행과 증권사 연합군이 신용카드사와의 격돌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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