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무리하게 큰 사업을 벌여놓은 지자체들이 요즘 눈덩이 처럼 불어난 사업비를 중앙정부에 떠넘기고 있습니다. 사고는 자자체가 치고, 부담은 국민들 세금으로 메우겠다는 생떼를 부리는 건데요, 총선을 앞둔 국회의원들까지 여기 가세하고 있습니다.
김범주 기자입니다.
<기자>
사람들이 시장한테 소리를 지르며 항의합니다.
2014년 아시안게임에 주 경기장 신설 계획을 시장이 재검토한다고 하자 지역주민들이 반발하는 겁니다.
새 시장은 그 대신에 1/4인 1,250억 원을 들여서 월드컵 때 지은 문학경기장을 확장해 쓰라는 정부의 권고를 받아들일 생각이었습니다.
하지만 시의원까지 삭발하고 반발이 이어졌고, 시장은 결국 백기를 들었습니다.
그리고 건축비의 30%인 1,470억 원을 중앙정부가 부담하라고 요구하기 시작했습니다.
정부는 거부했지만, 지역 국회의원들이 나서자 더 이상 버틸수가 없었습니다.
의원들은 지난 주 새해 예산안에 1차 지원분 150억 원을 끼워 넣었습니다.
아예 부실사업을 통째로 떠넘기려는 지자체도 있습니다.
1년 예산이 2천 300억 원인 강원도 태백시.
그런데 예산의 두 배인 4천 300억 원이나 들여서 리조트를 지었다가 완전히 망할 판입니다.
누적적자가 2천 900억 원 가까이 됩니다.
태백시가 내놓은 대안은 리조트를 정부가 대주주인 강원랜드에 팔아 넘기겠다는 겁니다.
하루 3억 원 씩, 1년에 1천 100억 원 적자가 나는 김해 경전철도 적자의 절반을 정부가 내주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사고 치고 떼쓰는 지자체의 고질병은 고스란히 국민 부담으로 쌓여가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서진호, 최준식, 영상편집 : 채철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