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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삼성 아시아 제패…숨은 MVP는?

[취재파일] 삼성 아시아 제패…숨은 MVP는?
2011년 아시아시리즈에서 한국 챔피언 삼성 라이온즈가 일본 챔피언 소프트뱅크를 무너뜨리고 한국 팀으로는 사상 처음으로 정상에 올랐다.

용병 저마노와 매티스, 그리고 한국시리즈 우승 주역인 차우찬에 윤성환까지 선발투수 4명이 빠졌고, 철벽 불펜의 중심 안지만도 빠진 가운데 이뤄낸 이변이었다. 구멍 난 마운드에서 1차전과 결승전 승리투수 장원삼이 대회 MVP로 뽑힌 건 당연한 결과였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이번 대회를 취재하면서 가장 많은 인터뷰를 한 선수는 장원삼이 아니었다. 바로 3루수 박석민이었다. 그 만큼 박석민은 매 경기 MVP급 활약을 펼쳤다. 손가락 부상 속에서도 4경기에서 18타수 7안타를 기록했고, 안정된 수비로 마운드에 힘을 불어 넣었다. 또 붙임성 있는 활발한 성격과 익살스런 몸짓으로 언제나 주목을 받았다. 이 밖에도 MVP의 그늘에 결코 가려질 수 없는 '숨은 MVP'들을 꼽아 본다.

            


[1차전: 삼성 vs  퍼스 히트]

# 박석민, 장원삼을 살리다!

1회초 선발 장원삼이 흔들렸다. 원아웃 이후 볼넷과 안타를 내주며 1-2루의 실점 위기를 맞았다. 그리고 3루 선상으로 총알 타구가 날아갔다. 박석민이 번개같이 역동작으로 잡아낸 뒤 총알 같은 송구로 아웃카운트를 잡아냈다. 이 타구가 빠졌다면 주자 두 명이 모두 들어 올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박석민의 이 호수비 하나는 장원삼에겐 엄청난 힘이 됐다.

그리고 1대0으로 뒤지던 3회말 주자 1-3루에서 박석민은 우익수 오른쪽에 떨어지는 역전 결승 2루타를 뽑아냈다. 박석민은 분명 MVP감이었다.

장원삼이 6회까지 삼진 10개를 잡아내며 2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물론 잘 던졌지만, 상대가 약체 호주였기 때문에 기자들은 대부분 박석민을 경기 MVP로 뽑았다. 그런데 장원삼이 MVP로 발표됐다. 이번 대회에서는 기자단 투표가 아닌 주최 측에서 기록을 근거로 MVP를 결정한다는 걸 그때 처음 알았다.

               


[3차전:삼성 vs 퉁이 라이온즈]

# '강심장' 권오준, 타이완 잠재우다!

선발 배영수의 5이닝 1실점 호투에 힘입어 삼성은 3대1로 앞서갔다. 그런데 6회 권혁이 등판하면서 분위기가 바뀌었다. 타이완 관중의 북소리, 꽹과리 소리에 권혁은 잔뜩 긴장한 표정이 역력했다. 구속은 시속 150km를 웃돌았지만 제구가 되질 않았다. 첫 타자를 볼넷으로 내보냈고, 폭투까지 범했다. 그리고 대타 궈준요에게 동점 2점 홈런을 얻어 맞았다. 경기장은 떠나갈 듯 했다. 권혁은 더 이상 마운드에 설 수 없을 만큼 위축돼 있었다.

여기서 권오준이 등판했다. 타이완 관중의 응원은 더욱 거세졌다. 하지만 권오준은 표정하나 변하지 않았다. 8회까지 2와 3분의 1이닝 동안 삼진 4개를 잡아내며 단 한 개의 안타도 내주지 않고, 마운드를 오승환에게 넘겨 줬다. 그 사이 최형우가 결승 두 점 홈런 터뜨리며 승리투수가 됐다. 비록 MVP는 최형우에게 가려지고, 마무리 오승환의 최고구속 153km에 가려졌지만, 권오준의 배짱투는 분명 삼성 승리의 가장 큰 밑거름이었다.

[결승전:삼성 vs 소프트뱅크]

# 그들의 반란

경기 전 포수 진갑용과 2루수 신명철이 부상으로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그리고 1회초 수비 도중 우익수 박한이가 무릎을 다쳐 들것에 실려갔다. 삼성의 타순에는 구멍이 송송 뚫렸다. 그런데 5회초 믿기 힘든 일이 벌어졌다. 진갑용 대신 출전기회를 잡은 이정식이 우전안타를 치고 나가며 기회를 만들었고, 박한이 대신 투입된 정형식은 역전 2타점 적시타를 날렸다. 생각지도 못했던 백업 요원들의 활약으로 삼성은 5회에만 5점을 내며 승부를 갈랐다.

벤치를 탈출해 모처럼 기회를 잡은 그들은 이를 악물고 뛰었고 삼성의 화려한 피날레에 힘을 보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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