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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대하는 없고 외래종 새우만 가득…왜?

<8뉴스>

<앵커>

가을철 별미인 대하가 제철입니다. 그런데 막상 대하 축제에 가보면 주인공은 없고,  비슷하게 생긴 외래종 새우가 자리를 대신하고 있습니다.

현장 추적, 정규진 기자입니다.



<기자>

대하가 많이 잡히는 것으로 유명한 서해 천수만.

항구에선 대하 축제가 한창입니다.

상인들은 자연산 대하가 거의 나오지 않는다며 수족관 안의 양식 새우를 추천합니다.

[대하축제 상인 : 암대하 살이 꽉꽉 찼어. (암컷 대하에요?) 네, 암컷.]

[대하축제 상인 : (대하 맞는 거죠?) 네,. 흰다리 (새우) 같아요? 그랬다가 징역 갈라고….]

대하라고 팔리는 양식새우를 4곳에서 구매해 전문가에게 보여줬습니다. 

[오길제/전국새우양식협회 이사 : 대하는 없잖아요. (하나도 없어요?) 없는 것 같은데, 외래종인 흰다리새우인 것 같아요.]

동남아종인 흰다리새우가 버젓이 대하라고 팔리고 있는 것입니다.

흰다리새우는 얼핏 보기엔 대하와 비슷하지만 눈여겨보면 다릅니다.

대하의 경우 뿔이 머리보다 긴 게 특징이지만, 흰다리새우의 뿔은 짧습니다.

수염 역시 대하가 흰다리새우에 비해 훨씬 깁니다.

자신들이 먹는 것이 대하가 아닌 흰다리새우라는 것을 아는 소비자는 드뭅니다.

[대하축제 관광객 : 세 시간 넘게 (차 타고) 왔는데 (대하가) 아니라니까 너무 실망스럽죠. 깜짝 놀랐어요. 뭘 먹어야 되나요?]

대하의 자리를 흰다리새우가 차지한 것은 이미 전국적인 현상입니다.

[새우 판매상 : 다 흰다리새우예요. 지금 얼추 다 흰다리새우예요.]

대하가 사라진 이유는 무엇일까?

새우 양식장을 찾아가봤습니다.

[(이게 어떤 새우죠?) 흰다리새우요.]

양식업자들은 6~7년 전부터 질병에 약한 대하 대신 흰다리새우를 키우게 됐다고 설명합니다.

[김연춘/흰다리새우 양식장 운영 : 드시는 분들은 대하가 맛있다고 하시는데, 거의 흰반점 바이러스로 폐사가 나기때문에 그래서 흰다리로 바꾸게 되었죠.]

우리나라 새우 양식장은 400곳에 가깝습니다.

그 가운데 토종새우인 대하를 키우는 곳은 이제 열 손가락 안에 꼽을 정도로 수가 적습니다.

몇 남지 않은 대하 양식장은 이제는 새우 도매상도 찾아오지 않습니다.

대하는 흰다리새우보다 작지만 활동량이 많아 사료가 더 들고, 키우는 기간도 깁니다.

양식 비용이 20%나 더 들지만 제값을 받기 어려운 실정입니다.

[이성선/대하양식장 운영 : 대하가 뭔지 흰다리가 무엇인지를 모르기 때문에 (손님들이) 더 작은데 왜 더 비싸게 파느냐고 합니다.]

외래종 새우가 대하로 둔갑해 팔리는 현실과 당국의 무관심 속에서, 토종새우 대하는 가을철 별미의 자리는 물론 본연의 이름마저 빼앗길 처지에 놓였습니다.

(영상취재 : 양두원, 영상편집 : 김선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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