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파일] 만삭 의사 부인 사망, 진실 밝혀지나?

정형택 기자 goodi@sbs.co.kr

작성 2011.02.18 19:38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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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4일 자신의 집 욕조에서 숨진 채 발견된 만삭의 의사 부인 사망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서울 마포경찰서가 오늘(18일) 오후 남편 백 모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했습니다.

참고인 신분으로 4차례, 피의자 신분으로 이미 2차례 조사한 데 이어 백씨를 7번 째로 소환해 조사하는 겁니다. 사실상 다음주 초 구속영장 재신청을 앞두고 백씨를 상대로 마지막 조사를 벌인 겁니다.

경찰은 이미 충분한 증거를 확보했다며 남편의 혐의를 입증해낼 수 있다고 자신합니다. 그렇다면 '사고사의 가능성이 있고, 외부인의 침입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영장을 기각했던 법원의 판단을 뒤집을 경찰의 비장의 카드는 무엇일까요?

경찰은 그 카드가 '과학수사'라고 말합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2차 감식 결과, 사인이 당초 '목눌림에 의한 질식사'에서 '손에 의한 목눌림 질식사'로 사실상 타살이라는 결론이 나온 데다가 주변 CCTV와 가사 도우미의 진술, 사망 현장을 분석한 결과 외부인의 침입이 없었다는 다수의 정황 증거가 확보된만큼 남편이 혐의를 벗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여기에 1차 구속영장 신청 당시, 경찰이 증거로 제시했던 다수의 정황들- 남편의 운동복에서 발견된 부인의 핏자국, 부인의 손톱에서 발견된 남편의 DNA, 아내의 얼굴과 몸에 있는 멍자국, 남편의 몸에서 발견된 긁힌 자국, 침대 이불에서 발견된 아내의 핏자국 등- 을 고려하면 이번에는 분명히 구속영장이 발부될 것으로 확신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범행 추정 시간도 당초 이들 부부가 집에 들어간 지난 1월 13일 오후 5시 45분부터 남편이 밖으로 나간 1월 14일 새벽 6시 45분, 즉 13시간에서 남편이 게임을 마치고 컴퓨터를 끈 14일 새벽 3시부터 집을 나간 새벽 6시 45분으로 크게 단축했습니다. 이를 통해 외부인에 의한 살해 가능성이 낮다는 것을 재차 증명하겠다는 겁니다.

하지만,  남편은 여전히 자신의 혐의를 강력히 부인하고 있습니다. 남편의 변호인은  아직도 사고사의 가능성이 크다며, 국과원의 감식대로 만약 사인이 타살이라고 하더라도 남편이 아닌 제3의 누군가가 아내를 살해했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경찰이 결정적인 증거를 내놓지도 못한 채 막연한 정황 증거만으로 남편을 살인자로 몰아가고 있다고 경찰의 수사 방식에 강한 불만을 드러냈습니다. 보강 수사가 이뤄진 만큼 이번에는 분명히 구속영장이 발부될 것으로 기대하는 경찰과 달리, 남편 측은 여전히 증거가 불분명하다며 이번에도 영장이 기각될 것으로 자신하고 있습니다.

경찰과 남편 측은 이미 상대가 든 카드가 뭔지 서로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포커 페이스를 유지하며 상대를 압박하는 마지막 작전을 펴고 있습니다. 자신이 든 패를 내보여야 할 시점은 다가오고 있고, 모든 게임은 승패가 분명합니다. 이르면 다음주 초가 될 양측의 긴박감 넘치는 진실게임(영장실질심사)에서 누가 웃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