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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 손에 뜯겨나간 방범창

맨 손에 뜯겨나간 방범창

"방범창을 맨손으로 뜯어낸다." 가능한 일로 생각하시나요? 된다고 해도 쉽진 않을 것 같지요? 그런데 이 점을 노리고 아파트를 돌면서 방범창을 뜯고 금품을 훔쳐간 사람들이 잡혔습니다. 구속된 29살 황 모 씨 등 3명이 장본인입니다. 이들은 지난달 서울 구로구와 영등포구의 두 아파트 6가구를 털어 6천만 원 상당의 금품을 훔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구로의 아파트에서는 단 한 시간 만에 세 집이나 털어서 나올 정도로 쉽게 범행을 했습니다. 얼마나 방범창이 허약하기에 이런 일이 생길 수 있을까,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직접 피해를 당한 아파트에 가봤습니다.

두 아파트는 모두 90년대 말 지어진 아파트들로 지어진 지 10여 년 된 것들입니다. 당시 방범창이 달렸는데, 쇠나 알루미늄 소재라 벌써 다 삭아 떨어지거나 할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방범창을 잡고 힘을 주는 순간, 쉽게 떨어져 나가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휘어지더군요. 어느 정도 녹슨 것들이야 그럴 수 있겠다 싶었지만 겉으로 보기에 멀쩡해 보이는 방범창도 안심할 수 없다는 사실에 놀랐습니다.

특히 방범창을 고정하기 위해 박아 놓은 못이 4개에서 6개 정도 밖에 안 되는 것들은 성인 남자 혼자서도 빼내는 게 가능해 보였습니다. 오래된 방범창일수록 고정한 못도 함께 녹슨 데다, 못 개수 자체도 적어서 쉽사리 위와 같은 범행이 가능하다는 거죠. 10cm 정도의 긴 못 십여 개로 고정한 방범창들은 녹슬었다고 해도 쉽게 빼내기는 힘들어 보였습니다. 잘 흔들리지도 않았습니다. 이번과 같은 절도피해를 막기 위해서는 집에 방범창을 더 잘 고정시키시는 등의 방법을 쓰시면 될 것 같습니다.

방범창 자체의 문제를 떠나서 방범창에 대한 지나친 믿음도 문제였습니다. 보통 방범창을 해놓은 창문을 잠그지 않으시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렇다보니 방범창만 뜯으면 집 안으로 들어가는 건 너무도 쉬운 문제였습니다. 심지어 집 안이 완전히 보이지는 않지만 살짝 방범창 쪽 창문을 열어놓기도 하신 분들이 계시더군요. 조금 열어놨다고 생각하시겠지만 집 안에 사람이 있는지 충분히 확인 가능할 정도입니다. 이번에 황 씨 일당이 범행할 때 빈 집을 확인하는 방법이 그 창문과 문틈에서 불이 새어 나오는지 여부를 보는 것이었는데요, 집 안이 보이게 창문을 열어 놓으신다면 범행 대상으로 꼽히기 좋습니다.

경찰은 집을 비울 때 작은 전등 하나 정도는 켜놓는 것이 좋다고도 조언했습니다. 실제로 지난해 있었던 빌라 절도에서도 같은 층 주변 집들은 다 털렸는데, 불을 켜놓았던 집만 털리지 않았던 일이 있었습니다. 에너지 낭비라고 볼 수도 있고, 전기요금도 조금 아깝지만 효과는 있는 방법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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